비트코인으로 마약 살 수 있는 사이트? 처참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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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폐쇄적인 로스(닉 로빈슨)는 뭘 시작하든 끝내는 법이 없었다.
다수를 위한 개인에 대한 통제는 옳지 않다고 판단, 국가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된다.
실크로드는 생각보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날로 성장했지만 총기, 살인 의뢰 등 통제 불능 무법천지가 되자 로스는 고민에 빠진다.
절대 발각되지 않을 거라 확신하며 치밀한 계획을 세운 로스의 자만심, 수사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저지른 닉의 집착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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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령 기자]
▲ 영화 <실크로드>포스터 |
ⓒ (주)디스테이션 |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폐쇄적인 로스(닉 로빈슨)는 뭘 시작하든 끝내는 법이 없었다. 벤처사업을 벌였다가 망한 것만 벌써 몇 번인지 모른다. 자포자기하고 있던 중 그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새로운 삶의 시작인가 싶은 희망도 잠시, 안타깝게도 명석한 두뇌를 불법적 일에 쏟아부으며 방향키를 제대로 틀어버린다.
로스는 국가의 통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다수를 위한 개인에 대한 통제는 옳지 않다고 판단, 국가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된다. 완전한 자유는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어야 하며 국가는 존재 자체가 모순이라 믿으며 불신을 키워오다 흔적 없이 거래 가능한 다크 웹사이트 '실크 로드'를 만들게 된다.
▲ 영화 <실크 로드> 스틸컷 |
ⓒ (주)디스테이션 |
그러나 갑자기 규모가 커지자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유타 주에 사는 커티스(폴 월터 하우저)를 관리자로 고용한다. 실크로드는 생각보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날로 성장했지만 총기, 살인 의뢰 등 통제 불능 무법천지가 되자 로스는 고민에 빠진다.
결국, 로스는 FBI의 수배 대상 1순위로 떠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해 은둔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자 로스는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수사망을 좁혀 오는 경찰을 피해 은밀한 거래를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몇 개월간 공들인 마약 사범 체포 계획을 보기 좋게 망친 경찰 릭(제이슨 클락)은 재활 치료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상사의 배려 덕에 파면은 면했지만 사이버 범죄 수사팀으로 출근하게 돼 난항을 겪는다. 베테랑 현장 요원이던 릭을 사이버 수사팀으로 보낸 것은 좌천이나 다름없었다.
▲ 영화 <실크 로드> 스틸컷 |
ⓒ (주)디스테이션 |
<실크 로드>는 세상을 향한 도전과 혁신의 행동, 과학기술 발전의 양날의 검을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들을 던진다. 절대 발각되지 않을 거라 확신하며 치밀한 계획을 세운 로스의 자만심, 수사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저지른 닉의 집착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각자 무엇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른 채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씁쓸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영화는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다'는 사실을 큰 줄기로 놓고 두 사람이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상세히 다룬다. 개인과 국가, 자유와 억압을 잘못 해석한 대가와 집착이 불러온 처참한 결과를 기자 출신 감독의 시선으로 면밀히 포착했다. 실제 범인은 잡혔지만 언제 어디서든 제2, 제3의 실크로드는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섬뜩함이 등줄기를 흠뻑 적시게 한다.
작품은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다크 웹, 비트코인, 마약 거래 등 트렌디한 소재로 삼아 사실감과 몰입감을 높였다. 다만, 비트코인을 소재로 한 상세한 범죄 영화를 생각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그보다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소재를 잘 살리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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