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오프닝으로 '후속작' 부담감 날린 이 작품
[김준모 기자]
▲ <콰이어트 플레이스2> 포스터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잘 만든 장르영화에는 후속편에 대한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2018년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에 움직이는 크리처의 등장으로 궁지에 몰린 인류의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을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애보트 가족의 모습은 영화 속 상황처럼 숨을 죽여야만 하는 높은 긴장감을 유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번 후속편은 전편의 부담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준다.
작품은 영리한 도입부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1편이 보여주지 않았던 크리처가 처음 등장한 순간을 보여주며 극적인 몰입을 높인다. 전편의 경우 괴생명체에 의해 도시가 멸망한 후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의 분투를 그렸다. 농장에서 소리를 죽인 채 살아가던 그들은 아내 에블린의 출산이 가까워지고 크리처가 농장에 나타나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2편의 시작은 이 사투의 생존자인 에블린과 두 아이 마커스와 레건, 그리고 태어난 아기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크리처 습격의 첫날을 재현해내며 충격적인 오프닝을 보여준다. 특히 청각장애를 지닌 레건의 시점을 통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순간과 들리는 순간을 교차로 보여주며 사운드를 통한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이는 전편이 선보였던 장점을 통해 관객이 빠른 시간에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이야기는 레건이 어쩌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장소라 여겨지는 한 섬에 가기 위해 홀로 모험을 떠나면서 스릴러의 구조를 잡아간다. 엠멧은 에블린의 부탁으로 레건을 데려오기 위해 떠나고, 에블린은 부상을 입은 마커스의 약을 구하기 위해 홀로 마을로 떠난다. 아기와 단 둘이 남겨진 마커스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지하 아지트 밖으로 향한다. 작품은 각 인물들을 세 갈래로 찢어놓으며 그들이 겪는 위기를 그려낸다.
후속편은 본편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절대 소리를 내지 말 것'이란 영화의 규칙은 실수로 큰 소리를 낸 순간 다가올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어느 시점에서 소리가 날지, 크리처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기에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기술이 좋은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전편에서 크리처와 이골이 나게 싸웠던 에블린이 주변 지형과 사물을 이용해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흥미를 자극한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전편의 경우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생존이란 뚜렷한 목표를 지니고 있었고, 외부의 적을 상대로 하나로 뭉쳐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때문에 구성적인 측면에서 작위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적었다. 반면 이번 속편은 애보트 가족이 보금자리를 떠나는 이야기가 되어야 했기에 그들이 택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장르적인 매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장르적인 쾌감에 있어 전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건 최고의 미덕이다. 도입부 장면부터 스릴감을 최대치로 올리기 위한 고민이 엿보일 만큼 이 지점에 있어 심혈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약 90분에 달하는 런닝타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하면서 스피디한 전개가 상업영화의 묘미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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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자의 블로그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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