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 6병으로 독살? "친구가 숨 안쉰다" 美여성 수상한 신고
미국의 한 여성이 독성이 있는 안약을 이용해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로 3년 만에 기소됐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 검찰은 37세 여성 제시 쿠르체프스키를 1급 고의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은 지난 2018년 미국 위스콘신주(州) 피워키에 있는 쿠르체프스키의 친구 집에서 일어났다. 당시 쿠르체프스키는 ‘친구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의 이름은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수사관은 가슴 등에 상당한 양의 약이 으스러진 채 놓여있는 의식불명의 여성을 발견했다. 쿠르체프스키는 자신의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
수사당국은 애초 사인을 약물 과다복용으로 추정했지만, 독성 검사 결과 고인의 몸에서 다량의 테트라하이드로졸린(tetrahydrozoline)이 검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은 안약의 성분 중 하나로, 독성 물질이 있어 과다 복용하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은 쿠르체프스키가 안약으로 친구를 살해하고,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연출했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쿠르체프스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 쿠르체프스키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6병 분량의 안약이 담긴 물병을 줬을 뿐이고, 친구가 이를 오랜 기간 마셔왔기 때문에 숨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르체프스크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수사관들은 쿠르체프스키가 친구를 상대로 29만달러(약 3억2300만원) 상당의 사기 범행을 저지른 정황을 포착, 혐의에 적용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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