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으면 무조건 팔린다"..한 번에 11억 판다는 '라방' 비밀
"90분에 11억원 어치를 팔았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라이브 방송, 라방 얘기다. 라방은 기업은 물론 개인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그래서 흔히 '모바일 홈쇼핑'으로 불린다. 특히 요즘엔 홈쇼핑의 쇼호스트처럼 똑부러진 설명 능력과 예능 감각까지 갖춘 라방 진행자에 환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누적 시청 횟수는 지난 5월에 500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라방을 보다가 상품 주문만 누르면 문앞까지 배달해주니 소비자들로선 최강의 편의성을 갖춘 채널이고, 판매자는 매장 임대료 걱정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방은 이미 네이버나 카카오가 강자로 자리잡았고 롯데나 신세계 등도 서둘러 뛰어들고 있다. 급기야 CJ오쇼핑같은 홈쇼핑업체는 ‘CJ온스타일’로 채널명까지 바꿔가며 라방으로 옮겨탈 태세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너나없이 라방 경쟁을 펼치는 건 적은 비용으로 방송만 제대로 만들면 기존 ‘임대료’ 방식의 유통업 구조를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마침 2023년쯤이면 라방 시장이 연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카카오커머스의 라방 관련 매출을 중심으로 라방의 A부터 Z까지 살펴봤다.
① 라방은 우선 돈이 된다. 카카오커머스의 라방은 평균 1분당 110만~160만원 어치씩 매출을 올린다. 임대료 수입이 없는 구조인데도 그렇다. 라방 방송당 평균 시청 횟수는 14만회에 달한다. 분당 1500명~2300명의 소비자가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클릭해 시청한다. SPC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말 90분당 11억원 어치의 케잌을 팔기도 했다.
②라방 제작 인원은 천차만별이다. 네이버 같은 경우 생산자가 직접 생산과정을 소개하는 식이어서 최소 단위인 1명부터 시작한다. 반면 조금 더 전문적인 인력이 붙는 카카오쇼핑라이브는 메인 PD와 촬영스텝,상품기획자( MD) 등 4~5명이 작업한다. 진행자의 경우 방송당 2명~3명 정도가 나온다. 라방의 진행 시간이 길 수록 진행자의 역량은 더 중요하다. 라방 시청자에겐 재미가 핵심이다. 지루하다싶으면 바로 나가버린다.
③ 라방 제작에 드는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경우 방송 제작부터 진행자 섭외, 디자인, 송출 등 대부분의 촬영 과정을 전문가가 담당하는 만큼 평균 2주가량의 시간이 든다. 반면 네이버 등의 라방들은 주로 생산자가 직접 생산현장을 보여주는 스팟(SPOT) 형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준비 기간이 짧은 편이다.
④제작 편수도 업체마다 큰 차이가 있다. 오픈 마켓형태의 네이버는 라방 개시 1년 만에 3만5000여 건의 라방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커머스는 하루 최대 방송 횟수가 5회가량이다. 프로그램 일일이 전문가가 직접 개입하기 때문이다.
⑤시청자 수 늘면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경우 출범 1년 만인 지난달 23일 누적 시청회수 5000만회 돌파했다. ‘심심하면’ 라방을 즐기는 시청자가 늘면서, 이달 중에는 조회 수 6000만회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하나 더 ⑥ 라방의 영향력과 매출이 커지면서 라방 자체가 재미를 더하는 경향도 커진다. 이른바 라방의 예능화다. 이를테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개그맨 강재준, 이은형 부부를 기용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구매전환율은 12% 선, 구매전환율은 라방을 보다가 실제 상품을 사는 소비자 비중을 의미한다. 식품업계 평균은 5% 선이다. 라방 시청자 100명 중, 실제 구매자는 5명쯤이란 얘기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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