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경제석학 이준구 "기본소득, 진보 포퓰리즘 아냐"

안명진 2021. 6. 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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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8일 정치권에서 찬반 논란이 한창인 기본소득제도와 관련, 이는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보수 경제학자들이 옹호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잘 말해 주듯, 현재에도 이 제도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의 면면을 보면 보수와 진보를 모두 발견할 수 있다"면서 "그러니까 이 제도가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다라고 보는 것은 현실과 조금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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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첫 제안, 보수 아이콘 프리드먼"
"일률 지급 지지하는 보수파 맨큐 주장, 반박 힘들다"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캡처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8일 정치권에서 찬반 논란이 한창인 기본소득제도와 관련, 이는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보수 경제학자들이 옹호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진보성향의 이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경제학 권위자로 그의 저서는 여러 국내 대학 경제학과에서 교과서로 쓰인다. 그런 이 교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입을 연 것이라 이목이 쏠린다.

이 교수는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기본소득제도를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경제학자들도 많다’는 제목의 글에서 “요즘 내가 읽고 있는 ‘Combating Inequality’라는 책이 있다”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글에서 그(보수파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를 지칭)가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열띤 토론의 대상이 되는 기본소득제도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이왕 재분배하려면 그 제도를 활용하는 게 훨씬 더 낫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기본소득제도는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다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런데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기본소득제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보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먼”이라고 소개했다.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캡처


이 교수는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잘 말해 주듯, 현재에도 이 제도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의 면면을 보면 보수와 진보를 모두 발견할 수 있다”면서 “그러니까 이 제도가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다라고 보는 것은 현실과 조금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제도가 보수 진영에서도 지지를 받는 이유에 대해선 “(보수파 경제학자들은) 이 제도가 행정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현재의 재분배정책과 관련된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선별적으로 지급하느냐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맨큐의 논리에 따르면 그 두 가지 방식 사이의 차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부자의 경우 지원금 받는 만큼 (그것의 재원으로 사용될) 세금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본소득이 포퓰리즘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이 교수는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말도 안 되는 진보진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인 맨큐는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솔직히 말해 나는 맨큐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점과 관련한 그의 논리는 반박하기 힘들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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