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썩는데 외국인 59명 집단감염..일손 부족에 農心 탄다
마늘·양파 수확기를 맞아 경남 창녕지역 농가에 일하러 왔던 외국인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농가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창녕의 식당 종사자인 카자흐스탄 국적 30대 여성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추세다. 이날에만 A씨를 비롯해 5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6일 12명, 7일 35명, 8일 7명 등 모두 59명이 감염됐다. 5~7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52명은 모두 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보건당국은 A씨 등의 감염경로를 조사하는 한편, 현재까지 268명을 검사했다. 이 중 59명이 양성, 56명은 음성이 나왔다. 153명에 대해선 검사가 진행 중이다. 창녕군은 감염자들이 외국인인 만큼, 통역사 6명을 투입해 확진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은 최근 마늘·양파 수확철 농번기를 맞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창녕 지역에 유입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일손이 필요한 수확 시기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가뜩이나 일손 부족을 겪어온 농가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창녕 지역 한 농민은 “중앙아시아 쪽 외국인노동자들은 덩치가 커서 주로 수확한 마늘과 양파를 옮기는 일을 주로 담당해왔다”며 “이곳에서 집단 감염이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다른 중국과 조선족, 동남아쪽 노동자들도 여기 오는 것을 꺼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가들은 당장 마늘 수확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올 봄에 비로 수확이 늦어지면서 땅속 마늘 줄기와 뿌리가 썩어가는데, 일손까지 부족해지면 농사를 망칠 수밖에 없어서다. 오는 11일부터 또 비가 예고돼 있어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창녕군 등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창녕군 관계자는 “마늘·양파 수확기인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말까지는 연인원 17만명 이상의 노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농민과 농촌 일손돕기 등의 인력만으로는 수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부족한 외국인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군의 마늘·양파 농가는 4000여 농가이며, 전국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창녕군에 일손돕기를 원하면 창녕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055-530-6063), 유급 노동을 원하면 농촌고용인력센터(070-7377-2801)로 연락하면 된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식당에서 최초 감염자가 나온 이후 방문자 등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창녕 지역 추가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들이 대부분 동일 식당을 이용하고, 동일 작업장과 동일 숙소를 이용하는 등 접촉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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