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희 교수 "FDA 아두카누맙 승인,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에 서광 비치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6. 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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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치료제를 임상 4상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기존 치료제들이 일부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해주는 '대증 치료제'였던 반면, 이번에 승인된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의 '아두카누맙'은 근원적으로 병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원인치료제'라는 점에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약의 개발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있어 게임 체인저인 건 맞지만,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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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사진=건국대병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치료제를 임상 4상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기존 치료제들이 일부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해주는 ‘대증 치료제’였던 반면, 이번에 승인된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의 ‘아두카누맙’은 근원적으로 병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원인치료제’라는 점에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건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의 도움말로 아두카누맙에 대해 알아봤다.

-어떤 기작으로 작용하는 치료제인가?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원인이며 증상 악화에 관여하는 불용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amyloid beta protein)을 뇌 조직 내에서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약이다. 이전에는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 얼마나 축적됐는지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알 수 없었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이용해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을 확인하는 게 가능해졌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같이 향후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큰 사람도 선별해 내는 것도 가능하다.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내 치료제를 투여하면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환자의 혈관에 주사하는 것이다. 뇌 조직에 축적되어 있던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 일시에 제거되면서 미세한 뇌혈관을 손상할 수 있는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뇌 MRI를 촬영해보면 미세한 변화도 감지해낼 수 있기 때문에 치료 도중 MRI 변화가 나타나면 투약을 중단해 심각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한계가 있다면?

다소 실망스럽게도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신약의 한계점이다. 치매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서는 기억을 포함한 우리의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구조물들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철근 구조물이 낡아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콘크리트 땜질로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이번 신약의 개발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있어 게임 체인저인 건 맞지만,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밖에 없다.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의 침착 없이도 발병하는 치매 환자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 안에는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 외에도 또 다른 신경세포 독성 물질인 신경섬유원다발이 있는데, 이는 신경세포를 죽이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섬유원다발은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되면서 만들어진다. 이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돼야 비로소 완전한 알츠하이머병의 정복이 이루어진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이 신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고려해야 할 점은?

첫째, 치료 대상자의 선정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약물은 뇌 안에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 존재하며 치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만이 우선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치료 시작 전에 뇌 안에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 침착 돼 있고 뇌혈관 병변이 없음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아밀로이드 PET라는 검사가 필수적이다.

둘째, 치료가 시작되더라도 일정 기간마다 뇌 MRI를 촬영하여 부작용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여야 한다. 증상이 없이 부작용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알츠하이머병의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므로 새로운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기존의 치료제 사용을 지속하여야 하며 병의 진행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는 크나큰 희망이 빛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결국 만만치 않은 진단과 치료 비용이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치료의 불평등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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