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커지는 가계 이자 부담..'위기관리 플랜'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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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개인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5조9000억원 늘어난다.
이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25조6000억∼28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57.7%)을 고려하면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200만∼250만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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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가계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q빚내서 투자) 현상에 가계 빚은 역대 최대 규모인 1765조원(올해 1분기 기준)까지 불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가계가 내야 할 이자 규모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되면 부작용이 너무 커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에 따르면 개인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5조9000억원 늘어난다. 1%포인트 뛸 경우 부담은 2배(11조8000억원)로 증가하고,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더 내야 할 이자도 5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의 단기 국공채 금리를 미국의 적정 금리 상승 폭만큼 높일 경우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54∼1.7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25조6000억∼28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57.7%)을 고려하면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200만∼250만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미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압력)이 반영되면서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추세다. 4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91%로 지난해 말 2.79%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9%에서 2.73%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이미 상수가 되고 있고, 부채 상환이 어려운 위험가구와 한계가구를 중심으로 금융 부실이 생길 소지가 크다.
이를 극복할 출구전략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급부상한 가상화폐와 주식 시장은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하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비트코인은 지난 4월 81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6월 현재 4100만원대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3252.12로 마치면서 지난달 10일 쓴 역대 최고 기록(3249.30)을 경신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3000∼3300대를 오가며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금융당국과 가계 모두 ‘위기관리 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한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꾀하는 등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위기 발생의 충격이 확산될 경로를 예상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부처간 협조 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취약계층에 문제가 생기기 않도록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
가계 역시 ‘어떻게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대출 조기 상환에 노력해야 하고, 상황이 어렵다면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이나 변동형보단 원금 분할 상환 방식 등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위기는 곧 닥친다. 가계부채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모든 경제 주체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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