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법무실, '이 중사' 사진 돌려봐..얼굴 평가까지"

박은주 2021. 6. 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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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본부 법무실에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고(故) 이모 중사의 사진을 돌려보며 '외모 평가'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는 당시 동영상을 남겼다는 내용까지 모두 공유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군 법무실 내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한 A씨는 이 중사의 이름, 소속 부대, 임관 기수, 사진, 피해 내용까지 세세히 공유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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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조계 인사, MBC에 주장
한 조문객이 7일 오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고(故) 이모 중사의 사진을 돌려보며 ‘외모 평가’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는 당시 동영상을 남겼다는 내용까지 모두 공유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인사 A씨는 7일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집중하고, 예쁜지 안 예쁜지에 대해서 관음증적인 얼굴 평가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이후의 상황을 MBC에 전했다. 당시 공군 법무실 내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한 A씨는 이 중사의 이름, 소속 부대, 임관 기수, 사진, 피해 내용까지 세세히 공유됐다고 주장했다.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도 2차 가해는 계속됐다고 한다. 군 법무관들 사이에서는 이 중사가 사망 전 남긴 동영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고인을 욕되게 하는 말씀이어서 유감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셨다는 것, 그리고 ‘동영상을 찍었다더라’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공유됐다”고 말했다.

공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한 유족을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유족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일종의 ‘진상’ ‘악성 민원인’ (등으로 표현했다)”면서 “법무조직 전체에서 굉장히 비난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족은 신상 정보 유출자와 유출 경위 규명을 위해 이 중사 사건을 담당했던 국선변호인(공군 법무관)은 물론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까지 수사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국선변호인에 대해서는 이날 직무유기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하면서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도 적시했다. 국선변호인이 주변인에게 이 중사의 신상 정보를 누설했다는 것이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극소수의 사람만 알 수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개인 신상정보가 어떻게 바깥으로 공유가 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국선변호인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이 중사는 충남 서산 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3월 2일 상관이 주관한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 뒷좌석에서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후 상관들의 지속적인 은폐·회유 압박에 시달리던 이 중사는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그간의 피해 사실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이 중사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지난 1년간 최소 세 차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인 김정환 변호사는 다른 부대에서 파견 온 준위와 이번 사건에서 회유에 가담한 상관, 이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장 중사 등 3명에 의한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족은 또 사건을 맡은 국선변호인이 이 중사가 사망하기 전까지 단 한 차례의 면담도 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조력을 하지 않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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