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총장 "어려움 있더라도 대학 문 더 열어야"
“학생들이 이대로 사회에 진출한다면 지적 공동체에서 받아야 했을 훈련과 경험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고, 대학은 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7일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다. 담화문 형식의 글은 서울대가 2학기부터 전면적인 대면 수업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 오 총장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으로 대학의 문을 좀 더 학생들에게 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서울대가 처음으로 사실상 대면 수업 전면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오 총장은 “대학의 역할은 지식의 전달 만이 아니다. 지식 공동체로서 새로운 지적 동반자들과의 만남, 교수와 학생 및 선후배 간의 교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토론 등이 이뤄지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등교 제한으로 인해 학생들이 이같은 진정한 대학 생활을 체험하지 못한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 총장은 “대학의 문을 열기 위해 지난 2주간 각 단과대학(원)장님을 비롯한 학교 보직자 분들과 많은 의견 교환을 했고 대면 수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며 “학생들의 의견도 계속 수렴할 예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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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과 저녁, 주말 활용해 강의 분산
앞서 지난 6일 서울대 학생들에게 공개된 수업 운영안에도 올해 2학기부터 전면 대면 수업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1학기에는 실험ㆍ실습 위주 수업 등 전체 강의의 약 10%만 대면으로 진행됐다.
대면 수업의 수강 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좌석 간 거리 두기가 가능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침 등이 운영안에 소개됐다. 등교가 집중되지 않도록 주요 수업 시간인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50분 외의 시간과 주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오 총장은 “방역 상의 우려가 생길 수 있으나 대학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확진자나 접촉자 대체 수업, 신속 선제 검사 활용, 식당 시간 연장과 포장 판매 도입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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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수업이 원칙”
지난 2일 학생 대표들이 참여한 수업환경개선 회의에서 서울대는 “강의실 등 여건이 될 경우 대면 수업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불가피하게 강의실 확보가 안 되는 수업들만 비대면으로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전면 대면 수업에 대한 방침은 결정됐고 각 단과대에 통지했다”면서도 “수업의 운영 결정 주체는 교수님들이므로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상의해서 대면 수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에 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감염사례가 발생하면 방역방침에 따라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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