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尹형사처벌 언급" 저격..얼굴 붉힌 이준석 "가짜뉴스"
“나경원 후보가 제기한 윤석열 배제설은 망상이다.”(이준석)
“이런 모욕은 처음 겪는다.”(나경원)
“토론으로 다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 말라.”(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를 뽑기 위한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7일, 선두 경쟁 중인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여러 갈래에서 충돌했다.
먼저 이준석·나경원 후보는 ‘윤석열 배제 연대설’을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가 내년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재영입하려 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100% 확신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며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런 발언을 근거로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배제론’의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그런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뒤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나 후보는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적은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나 후보는 이어 페이스북에 김종인 전 위원장을 겨냥해 “더는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마시고 소중한 우리 대선 주자들(윤석열 전 총장 등)을 평가절하하지 말라”고 적었다. 그러자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서 얘기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호영 후보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경험 없고 분란만 일으킬 후보로는 안 된다”고 했다.
선두권 후보들의 날 선 공방은 이날 오후 열린 3차 TV 토론회(TV조선 주관)에서도 계속됐다.
◇입장 갈린 탄핵= 이준석 후보는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지칭했다. 자신으로 정치권으로 이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바른정당으로 탈당한 이력 등을 언급하며 한 비유였다.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각각 자신을 “숙련된 세르파, “준비된 대표”라고 소개했다.
이어진 OX 퀴즈에서 ‘윤 전 총장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는 첫 질문에 후보 5명이 다 X 푯말을 들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겪는 부도덕과 관련해 반부패 영역에서 누구보다 적합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나 후보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 후보는) 가치 없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주호영·나경원 후보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윤 전 총장만 가지고 호들갑인지 모르겠다"고 따졌다. 이어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사실이 아닌 발언(‘내 장모는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을 했다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는 나 후보 발언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가짜뉴스를 퍼뜨리냐"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과거로 돌아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후보마다 답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보수가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동의 표시를 했고, 주 후보 역시 “탄핵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같은 입장을 냈다. 반면 다른 세 후보는 반대 입장을 들면서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초래했다"(나경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홍문표),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한 나라는 없다"(조경태)는 이유를 들었다.
주 후보는 토론 말미에 이 후보에게 "나이 차가 많이 나서 다른 후보들이 이 후보를 공격 안 한 것이다. 토론으로 누구든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후보는 "경륜이 장점도 있지만, 타성에 사람을 젖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역대급 투표율=이날 시작된 선거인단(대의원, 책임·일반당원)의 모바일 투표 집계 결과 25.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 관계자는 “2019년 대표 경선(황교안 vs 오세훈) 당시 전체 투표율인 25.4%를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역대급 흥행”이라고 말했다. 32만8000여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는 8일까지 이어지며, 9~10일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도 진행된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는 9~10일 이틀간 실시된다. ‘선거인단 투표 70% + 시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합해 계산하는 최종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인 11일 발표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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