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타] ⑪ 스웨덴 : '제2의 즐라탄' 이삭, 마침내 기대에 부응할 준비 끝

이종현 기자 2021. 6. 7. 18:55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더 이삭.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로 2020이 오는 13일(한국시간) 드디어 개막한다. '풋볼리스트'는 나라마다 한 명씩,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선수들을 찾아 소개하기로 했다.


대표팀 은퇴 번복을 선언한 지난 1월 확인했듯이 스웨덴 축구 대표팀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가 차지하는 상징성과 비중은 여전히 크다. A매치 118경기를 뛰며 스웨덴 역대 최다 득점 기록(62골) 보유자는 남다른 아우라를 지닌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과 복귀 4개월 만에 무릎 부상으로 유로2020 출전이 좌절되면서 '즐라탄과 아이들'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


하지만 즐라탄이 없어도 스웨덴은 강하다. 스웨덴은 즐라탄 없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오르며 '원팀'의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 빅토르 린델뢰프(맨체스터유나이티드), 데얀 쿨루셉스키(유벤투스), 알렉산더 이삭(레알소시에다드)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도 다수다.


즐라탄의 공백으로 공격진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10대 때부터 '제2의 즐라탄'으로 불린 이삭이다. 스웨덴의 알스벤스칸에서 여섯 살부터 축구를 시작한 이삭은 2016년 2월 스웨덴축구협회컵 4라운드 텐훌트와 경기에서 출전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이삭은 열여섯에 불과했다. 안드레아스 알름 감독은 이삭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외스테르순드FK를 상대로 득점해 구단 역사상 최연소(16세 199일)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견습생 신분이었다면 3월부터는 프로 계약을 맺었다. 


알름 감독은 경질됐지만 리카르드 늘링 신임 감독은 여전히 성장을 지원했다. 확실한 재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삭은 득점으로 보답했다. 라이벌 유르고르덴IF전에서 멀티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동료 치네두 오바시는 "스웨덴의 새로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등장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동료 한스 요한센은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팀원으로 녹아들어 뛰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열여섯 살의 이삭은 마치 스물여섯 살처럼 플레이한다. 정말 놀랍다"라고 덧붙였다.


재능 있는 선수를 어린 나이에 영입하는 안목과 성장 노하우가 있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도 이삭을 주목했다. 2017년 5년 6개월이란 장기 계약을 제시했다. 이적료는 900만 유로(약 122억 원)로 구단 최고 이적료였다. 스웨덴 대표팀도 주목했다. 이삭은 2017년 1월 코트디부아르와 슬로바키아와 2연전에 선발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슬로바키아전에서 득점해 스웨덴 최연소 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탄탄대로였던 이삭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있었다. 빅 리그에서 재능을 발휘하려면 적응기가 필요했다. 이삭은 도르트문트에서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두 시즌 동안 13경기를 뛰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삭은 2018-2019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의 빌럼으로 임대됐다. 


결과적으로 적절한 선택이었다. 알크마르와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팀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대회 결승에 올랐다. 또 5월 포르투나시타르트와 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넣어 최초의 선수가 됐다. 시즌 중반 입단했는데 18경기에서 14골을 넣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소시에다드가 이삭의 재기를 눈여겨봤고 2019-2020시즌 완전 영입했다. 소시에다드 유니폼은 이삭에게 잘 맞았다. 입단 첫 시즌 프리시즌 5경기에서 4골을 넣었으며 좋은 출발을 한 이삭은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득점왕(7골)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라리가 이적 첫해 44경기에서 17골 2도움으로 안착했다. 두 번째 시즌 득점력이 월등히 높아졌다. 라리가에서만 34경기 17골 2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6위로 마쳤다.


영국 매체 '90min'은 이삭을 만능 공격수로 묘사한다. "주로 박스 밖에서 플레이를 선호하지만,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하고 다리로 볼을 지키는 기술도 겸비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수비 뒤 공간을 쇄도하는 움직임이다. 역습 축구에서 이상적인 선수다. 아직 즐라탄과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볼을 잡고 버티는 힘이 있고 뛰어난 터치가 가능해 유사한 플레이를 한다." 


이삭은 192cm 장신과 플레이스타일이 이브라히모비치와 유사하다. 그리고 훨씬 어리고 빠르다. 빠른 발을 갖춰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움직임도 가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유로2020 공격진 명단에 포함된 마르쿠스 베리(183cm, 크라스노다르), 로빈 콰이슨(182cm, 마인츠), 조던 라르손(175cm, 스파르타크모스크바) 모두 이삭만큼 신체조건이 좋지 못하다.


이삭의 대표팀 커리어도 소시에다드에 입단한 이후부터 다시 이어졌다. 2019년 3월부터 다시 대표팀에 부름받았다. A매치 출전 숫자가 2회에서 멈춰 있었으나 이제 22회로 경험도 쌓았다. 다만 아직 대표팀에서는 리그에서처럼 폭발적인 득점력이 나오지 않는 게 흠이다. 


영국 축구 전문지 '포포투'는 "스웨덴은 선 수비 후 역습 체제였지만 공격적으로 재능 있는 이삭, 데얀 쿨루셉스키의 등장으로 경기 스타일이 달라졌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삭의 득점력을 폭발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은 스웨덴에도 중요하다. 아직 느리지만 천천히 적응하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삭의 가치가 치솟았다.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에 따르면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새로운 득점원을 찾는 라리가 빅클럽이 이삭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이삭은 5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소시에다드와 계약돼 있다"라고 말했다. 유로2020에서 활약에 따라 이삭을 원하는 팀은 늘어날 수 있다.


▲알렉산더 이삭(Alexander Isak) / 1999년 9월 21일생 / 192cm / 레알소시에다드 / A매치 22경기 6골


▲스웨덴 조별리그 일정 : 15일 대 스페인, 18일 대 슬로바키아, 24일 대 폴란드(E조)


글= 이종현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