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메시지에 포기한 주호민 작가 '축구팬 입덕'.. 성남 마케팅 구상도 막혔다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인기 만화가 주호민이 성남FC 응원 의사를 밝혔다가 일부 팬들의 근거 없는 비난 때문에 일주일 만에 그만뒀다. 연계 마케팅을 기대하던 성남 구단은 아쉬움을 밝혔다.

지난달 주 작가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축구 관련 주제가 나오자 거주지와 인접한 성남의 팬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소식을 접한 성남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구단을 응원하겠다는 내용을 보고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며 주 작가와 아들의 유니폼 2벌을 선물했다.

주 작가는 본인 인스타그램에 성남 유니폼 착용 사진과 함께 "성남FC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썼다. 대부분의 성남 팬들은 주 작가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주 작가는 21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했고, 각종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사다. 방송에서 성남을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보장된다. 독특한 캐릭터도 있다. '파괴왕'이라는 별명이 가장 유명한데, 만화를 연재한 곳이나 방문한 장소가 연거푸 망해버리는 것에서 유래했다. 축구 커뮤니티에선 '파괴왕'의 등장 소식에 각종 예측을 꺼내놓는 등 일종의 '놀이'를 시작했다. 유명인 한 명의 효과였고, 여기까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 지난 6일 성남이 전북현대를 상대로 1-5 대패를 당한 뒤 주 작가는 인스타그램에서 성남 유니폼을 입은 메시지를 삭제했고, 그날 저녁 개인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소통 중 "오늘부로 축구팬 그만 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틀 동안 축구팬 즐거웠다. 난 이 세계의 히스토리를 잘 모른다. 그런데 상대팀 욕을 나에게 쓰더라. 그 팀 이름을 비하적으로 바꿔서 부르는 것을 내게 쓴다. 난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니까 그런 것 보내봤자 모른다. 이 문화와 좀 안 맞는 것 같다. 거칠다. 거칠면서 재미있지 않았다"라는 것이 축구팬의 세계에 막 들어서려 했던 주 작가의 느낌이다. 정황상 주 작가가 거친 비방성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 작가는 뒷이야기로 "오늘 경기 가려고 했는데 장모님 생신이라 못 갔다. 이에 앞서 매진이더라. 블랙존이란 좋은 자리의 표를 나눠주시겠다는 분도 계셨다. 좋은 분도 많다. 근데 나랑 안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성남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작가분이기 때문에 좋은 스토리가 탄생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제 어려워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구체적으로 뭔가 실행해보려고 한 건 없었다. 시작도 해보기 전에 끝이 났다"며 아쉬워했다.

사진= 주호민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