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등교 앞두고 커지는 돌봄사 갈등..'돌봄대란' 또 오나

남궁민 2021. 6. 7. 17: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6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감선생님이 돌봄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년째 교육부와 돌봄전담사의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교육 현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돌봄전담사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학기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고 있어 전면 등교를 앞두고 돌봄 대란 우려도 제기된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교육부와 돌봄전담사가 주로 속해 있는 민주노총 산하 교육공무직본부(공무직본부)의 협의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무직본부는 "교육부가 상반기 중 돌봄 종사자의 근무여건 개선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초안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대로 간다면 투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시간제' 돌봄사, 전일제로 전환 논란
돌봄전담사 측은 상시전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돌봄전담사 조합원 중 82%가 하루 4~6시간 일하는 시간제 근무자라며 매일 8시간 근무하는 상시전일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한다. 상시전일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돌봄전담사 약 1만명이 전일제 근무자로 전환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 결과 브리핑 및 2차 돌봄파업 날짜 확정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교육부는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돌봄전담사를 상시전일제로 전환하려면 그만큼 맡아야 하는 일도 늘어야 한다고 본다. 교사가 맡고 있는 돌봄 관련 업무를 전담사에게 얼마나 넘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수미 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장은 "돌봄전담사 근무시간 확대는 교원의 업무 부담 감소와 연계해야 한다"며 "법적으로 돌봄전담사를 채용하는 시도교육청의 입장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처우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돌봄 지자체 이관 두고 교사-돌봄사 이견
또 다른 뇌관은 돌봄 업무의 지방자치단체 이관이다. 정부는 지난해 지자체가 돌봄에 참여하는 '온종일 돌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학교가 돌봄 공간만 제공하고 운영은 지자체가 하는 '학교돌봄터'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돌봄전담사들은 학교가 맡고 있는 돌봄 기능을 지자체로 이관하면 자신들의 처우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교원단체는 학교가 돌봄을 떠맡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자체 이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정부가 학교돌봄터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지자체 운영 돌봄체계 전환의 첫발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6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돌봄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가 돌봄을 맡는 문제를 두고 돌봄전담사와 교원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교육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은 돌봄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공무직본부와 교육청, 교원단체 등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2학기 파업 예고…전면등교에 돌봄 대란 더 커질듯
돌봄전담사의 요구 사항을 정부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와 같은 돌봄 대란이 재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육공무직본부 측은 이달 교육부가 발표하는 개선안 내용을 보고 하반기에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파업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장이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대표자와 긴급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파업 시점으로 잡은 2학기는 전면등교가 예정돼있어 학교 현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돌봄전담사가 주축이 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파업해 초등 돌봄교실 1만2211실 중 4231실(34.6%)이 문을 닫았다. 올 2학기에는 지난해보다 등교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혼란이 더 클 수 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