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조직개편안 쟁점된 '서울민주주의위원회'..시의회는 태세전환

최은경 2021. 6.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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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지난 4월 8일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두 달이 지나도록 조직 개편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든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위상을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시의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달 예정된 조직개편안 심의는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어렵사리 회의가 다시 열렸지만 시의회는 '조직개편안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의회, 7일 상임위 열고 조직개편안 논의
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의회는 기획경제위원회(이하 기경위) 회의를 열어 조직개편 조례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이 "서울시가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전환한다면서 위원회 설치의 근거가 되는 조례 폐지안은 같이 올리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가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근거가 되는 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의 개정 없이 위원회 조직 변경안만 제출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위원회가 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근거를 폐지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우선 위원회 조직 개편이 이뤄진 뒤 후속 조치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 연합뉴스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존치 여부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9년 7월 직속기구로 만들어진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민주주의 기본계획 수립, 시민 제안 발굴·숙의 등이 주 업무다. 관련 예산 중 일부는 직접 편성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출범 당시 시의회는 '의회 권한을 침해한다'며 관련 조례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부결한바 있다. 이후 박 전 시장의 설득으로 열린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어렵사리 통과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서울민주주의위원회가 탄생했다.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은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을 통합해 시민협력국으로 재편하고,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자문기구로 축소하는 안을 담고 있다. '권한이 비대하다'며 2년 전에 반대했던 시의회로서는 찬성할 법한 안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입장을 바꿔 위원회 폐지는 물론, 역할 축소에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의회 안팎에선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박원순 흔적 지우기를 막기 위해 반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굳이 합의제 행정기구를 자문기구화해 격하하고, 시민의 직접 참여 제도를 후퇴시키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박 전 시장이 설치한 기구지만 오 시장이 잘 발전시키면 오 시장의 공적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의 다른 의원은 "시민참여를 늘리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굳이 만들어진 기구를 축소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2년 전 관련 조례안에 부결됐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으므로 이제와서 문제 삼긴 어렵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입장 바뀐 시의회, 수정안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경위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존치 여부 외에도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확대·격상하는 안, 노동민생정책관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개편하는 안 등을 논의했다. 시의회는 기경위 논의를 바탕으로 오는 10일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 같은 날 열리는 정례회 본회의에서 조직개편안을 처리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시가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것은 지난달 17일이다. 조직개편을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직개편이 늦었지만 10일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이어 신속하게 하반기 인사 일정을 소화한다면 그나마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의회의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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