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밈(Meme) 주식' 된 두산중공업..개미가 끌어올려 공매도 기관에 '완승'

류지민 2021. 6. 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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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 (매경DB)
최근 한 달 사이에 150% 이상 급등한 두산중공업이 한국판 밈주식으로 떠올라 개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주식 커뮤니티에서 '두슬라 탑승' 인증이 이어지는 등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5월초 300만~400만주 수준이던 일 거래량도 10배 이상 급증했다.

시가총액은 12조원을 훌쩍 넘겨 지난 2010년 11월 10일이 이후 10년 10년 6개월여만에 시총 10조원대에 올라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이를 압도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 상승세는 지난 5월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됐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통받던 두산중공업은 이날 한미 양국의 해외 원전 공동 진출 합의가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두산중공업이 신규로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도 기존 핵 발전 설비보다 크기가 작고 안전성을 높여 탄소 중립의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공매도도 가파르게 늘고 있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공매도 수량은 5월 31일 165만6493주, 6월 1일 110만7823주, 2일 285만9152주, 3일 175만9909주, 4일 248만8368주로 5거래일 연속 100만주 이상을 기록했다. 공매도 거래대금 기준으로 봐도 지난 6월 2일 630억4109억원으로 HMM(618억7585억원)을 제치고 전체 코스피 종목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올 초 개인투자자가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해 벌어졌던 '게임스탑' 사태에 빗대 두산중공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나온다. 게임스탑(GME)은 오프라인에서 비디오 게임을 파는 소매점 체인으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을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탑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면서 주가를 폭등시켰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헤지펀드의 숏 스퀴즈가 발생해 게임스탑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 최근 두산중공업 주가 급등으로 공매도 기관들은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6월말 주식 분할을 앞두고 공매도 기관이 숏커버링에 나선다면 주가가 추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어 눈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두산중공업 주가가 과열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주가는 단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두산중공업 시총이 12조가 넘는데 과거에 활발히 수주 받고 석탄발전소가 커질때나 이 정도 시총이었다"며 "현재는 실적이 그 정도가 안 되는데도 단지 미래 기대감으로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온 해상풍력 수주 공시에 대해서도 "공시한 수주 금액이 1800억 정도인데 연간 400억이 채 안 된다"며 "연간 7~8조 해야 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성과에는 사실 별 차이가 없는데 해상풍력에 대한 첫 수주라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지민 기자,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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