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정태욱·이상민, "내 자리만 안 뺏으면..민재 형 와일드카드 대환영"

조효종 기자 2021. 6. 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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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욱(왼쪽), 이상민(이상 올림픽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정태욱, 이상민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김민재의 와일드카드 발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22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팀 김학범은 지난달 31일부터 제주도에서 막바지 옥석고르기를 진행 중이다. 6월 12일, 15일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 후 최종 18인 명단이 확정된다.


이번 대표팀은 비대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주 정우영, 엄원상, 이동준의 인터뷰가 진행됐고, 7일에는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정태욱, 이상민이 참석했다.


김학범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왼쪽 풀백과 센터백의 분발을 촉구한 바 있다. 기존 선수진이 끝까지 믿음을 주지 못할 시 두 포지션에 와일드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A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민재의 합류가 거론된다.


김민재가 합류한다면 정태욱과 이상민은 주전 자리를 빼앗기거나 최종 명단에서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김민재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태욱은 투르크메니스탄전 김민재의 활약을 언급하며 "모두 보셨겠지만 수비를 혼자 하더라. 올림픽 대표로 온다면 좋은 전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웃으며 "기분이 좋진 않다"는 농담을 던진 이상민은 "팀에 좋을 것 같다. 배울 점이 많다. 이전부터 그런 기회를 바랐다. 같이 하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자리만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재 형이 가진 능력 중에는 내가 가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똑같이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외에 상황 인식이나 수비 노하우 등을 물어볼 순 있을 것이다. 평소에도 이야기를 잘 해주지만 더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 함께 오래 호흡을 맞췄던 연령별 대표팀 마지막 대회인데.


이상민(이하 이) : 마지막인 만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간절하다.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최종 명단이 나오지 않았는데, 둘 다 포함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다. 연령별 대표는 끝이지만 잘해서 더 좋은 곳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가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잘하자고 서로 이야기한다.


정태욱(이하 정) : 질문을 듣고 알았다. 감회가 새롭다. 어려서부터 함께 했는데, 상민이가 말한 것처럼 좋은 곳에서 만났으면 한다. 잘 준비해서 가진 능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올림픽에 임하는 마음가짐


정 :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


이 : 마찬가지다. 아무나 나갈 수 없는 무대다. 날 알릴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앞으로 축구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 같다.


- 정태욱은 주말 K리그 경기를 뛰고 합류했는데, 몸 상태는?


정 :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팀에서의 몫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활기차게 훈련하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 와일드카드로 김민재가 거론된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활약이 좋았는데


정 : 모두 보셨겠지만 수비를 혼자 하더라. 올림픽 대표로 온다면 좋은 전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 민재 형이 합류한다면 중앙 수비 자리에서 한 명이 빠져야 한다. 기분이 좋진 않다.(웃음) 농담이다. 팀에 좋을 것 같다. 배울 점이 많다. 이전부터 그런 기회를 바랐다. 같이 하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자리만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재 형이 가진 능력 중에는 내가 가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외에 상황 인식이나 수비 노하우 등을 물어볼 순 있을 것이다. 평소에도 이야기를 잘 해주지만 더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정우영, 이승우, 이강인 등 올림픽 대표팀에 유럽에서 활약하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 : 스트라이커와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많이 맞붙진 못했다. 좋은 선수들이다. 기량을 보면 괜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선수들을 막으면서 올라설 수 있다. 훈련 때 실전처럼 최선을 다해 우영이, 승우, 강인이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 : 올림픽 대표팀에 자주 소집된 선수들이 아님에도 전술 이해도가 높고 같이 어울리려는 모습을 보인다.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김학범 감독과 함께하는 것은 어떤지


정 : 처음 뵀을 때 굉장히 어려웠다. 무섭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님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많이 봤다. 가까워졌다.


이 : 감독님이 연세가 있으시지만 젊은 감독님들 못지않게 장난을 많이 치신다.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노력들을 보여주신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 너무 좋다. 그러면서도 연륜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집중을 하지 못할 때 분위기를 잘 읽으신다. 대단하시다.


- 김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정 : 공격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을 중요시하신다.


이 : 안전한 플레이를 강조하신다.


- 연령별 대표팀 주장을 많이 맡아왔는데, 올림픽 대표에서도 욕심이 있는지


이 : 있다. 좋은 경험이다. 힘든 만큼 득이 될 것이다. 욕심은 있지만 18명 안에 드는 것부터 힘든 일이다. 지금은 최종 명단에 포함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 친선 경기 상대인 가나가 일본에 0-6으로 패했다


이 : 컨디션이 준비가 안된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느꼈다. 일본 축구는 기본적으로 기술이 좋은데, 최근에는 압박이나 몸싸움도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과 만난다면 경기를 풀어갈 때 영리하게 상황을 인식해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정 : 일본이 몸싸움에서 가나를 압도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가나가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해도, 일본이 좋은 기량으로 보이면서 제압했다. 우리도 준비 잘해서 가나를 상대해야 할 것이다.


- 살라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올림픽 차출도 거론되는데


정 : 좋은 기회다. 자신감도 있고 능력도 있다. 준비만 잘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 나보다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다. 잃을 게 없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잘한다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일대일로 안된다면 협력해서 막으면 된다. 잘 준비해서 제압하겠다


- 2017년 이상민이 심폐소생술로 정태욱을 구한 적이 있다


이 : 시간이 많이 지났다. 고마움을 조금 잊은 것 같더라. 태욱이가 내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정 : 잊을 때가 됐다.(웃음) 고마운 것은 다 지나갔다.


- 최근 리그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데


정 : 이번 시즌에 앞서 크로스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 걸 보여드리려면 앞으로 나가야 한다. 연습한 걸 선보이려다 보니 그런 플레이가 나왔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계속 신경 쓰려고 한다.


- 큰 무대에 대한 야망이 엿보인다. 열망하는 무대가 있다면?


정 :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 누구나 그런 꿈이 있을 것이다. 꿈에 가까이 가는 것이 목표다.


이 :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꿈꿔왔다.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다.


- 서로에게 한 마디


이 : 마지막 연령별 대회인데, 명단 발표 전까지 부상 없이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만 꾸준히 했으면 한다. 기회가 되면 같이 올림픽에 나가서 역사를 만들고 싶다. 약속한 내용이니까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정 : 부상 없이 감독님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같이 18명 안에 들길 바란다.


- 각오


정 : 운동장 분위기를 밝게 하는데 앞장서겠다. 하나로 뭉치도록 힘써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다.


이 : 감독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한 몸 희생할 각오가 돼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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