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죽은 딸 대신 손주 키우는 할아버지.. 사위에 양육비 청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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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자녀 대신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가 비양육친(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 또는 모)을 상대로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5년 전 사망한 A씨의 아버지 B씨가 사위 C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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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사망한 자녀 대신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가 비양육친(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 또는 모)을 상대로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5년 전 사망한 A씨의 아버지 B씨가 사위 C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006년 C씨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2012년 별거한 뒤부터 혼자 아이를 키웠다. A씨는 2014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2년 후 세상을 떠나면서 소송은 종료됐다. 이후엔 B씨가 사망한 딸을 대신해 손주를 키웠고 가정법원에 소송을 내 양육권을 인정받았다. 반면 양육권이 제한된 C씨는 매월 지급하던 양육비 70만원을 A씨가 사망한 이후 지급하지 않았다.
1심은 "B씨에게 청구인 자격이 없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현행 민법, 가사소송법 규정엔 미성년후견인이 비양육친에 대해 장래 양육비를 미리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었다. 반면 2심은 B씨의 청구인 자격을 인정하고, C씨가 B씨에게 양육비를 일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C씨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을 갖게 된 미성년후견인도 민법 제837조를 유추적용해 비양육친을 상대로 양육비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법 제837조는 부모가 이혼 등으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양육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일반 조항이며, 유추적용이란 관련 법 규정이 없을 때 비슷한 사항을 다룬 다른 법 규정을 가져다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미성년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양육비를 제때 확보하는 게 중요한 점, 자녀의 복리를 위해 미성년후견인의 양육비 청구를 긍정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행 법령의 문언만을 고집한다면 미성년후견인이 비양육친에 대해 장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입법 공백 상황에서 법원이 실정법의 입법정신을 살려 미성년후견인에 대해 민법 제837조의 유추적용을 허용,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보다 부합하는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 최초의 판시"라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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