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 "고객 쟁탈 출혈 경쟁 NO..MZ세대 중심 새 시장 공략 집중"

이민우 2021. 6. 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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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MZ세대 성장성 무궁무진
IB·ECM 진출 안 해..리테일에 '집중'
"투자 진입 장벽 낮추고 정보 공유 공간 마련"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토스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대담=전필수 아시아경제 자본시장부장, 정리=이민우 기자] "기존 증권사 고객 빼앗기 경쟁은 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늘어날 새 고객들만 공략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토스증권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 같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 증권사와 기성 고객을 두고 벌이는 출혈 경쟁이 아니라 성장하는 새 시장에서 함께 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성장하는 새 시장으로도 충분

목표 고객은 2030,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초보투자자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저축만 잘하면 이자로 자산 증식도 가능했고 주식 투자는 어렵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하지만 저금리 시대인 지금은 투자가 없이는 자산 증식은 물론 자산을 지킬 수도 없다는, 누구에게나 투자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숫자로도 증명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 개인 소유자는 중복계좌를 모두 제거해도 914만명에 달한다. 전년 614만명 대비 49% 급증했다. 특히 30대 이하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316만명으로 전년 161만명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여전히 40대 이상이 절반 이상(약 537만명)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토스증권은 주식 거래 수수료가 사실상 유일한 매출원인 만큼 상대적으로 투자 금액 규모가 적은 2030세대만으로는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역시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초 기자회견을 통해 3년내(2024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MZ세대 고객들의 자산이 크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며 "고객 숫자 뿐만 아니라 고객의 자산도 함께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토스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금융플랫폼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 포함된 것도 강점이다. 토스 회원 2000만명 중 절반에 달하는 MZ세대 회원을 온전히 유치한다면 단기간에 빠른 성장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ECM 안해…성장해도 리테일만 바라보겠다"

리테일 부문이 궤도에 오르는 것과 무관하게 기존 증권사들이 최근 힘을 기울이는 기업금융(IB)이나 주식발행(ECM)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리테일 시장에서도 충분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는 "토스증권은 토스에 뿌리를 두고 있고 모바일에 강점이 있다"며 "당장 IB나 ECM 분야에 진출해도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렵고 리테일 시장도 혁신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토스증권은 투자 정보 제공과 정보 교류 공간 제공이라는 두 가지 축을 내세웠다. 먼저 보다 쉽고 간편히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집중했다. 과거에는 증권사 영업직원이 개별 고객을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였기 때문에 직원 개인기에 좌우되는 방식이었다면 이와 달리 토스증권은 모바일 시대에 맞게 공시나 실적 등을 적시에 모바일로 곧바로 알려주는 식이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증권사 연구원들이 고급 투자자,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에게는 어렵고 진입장벽이 있었다"며 "PC형식이라 모바일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이를 모바일에 맞추고 내용 눈높이도 투자자에게 맞추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간의 정보 교류도 강조했다. 예전에는 영업점 직원이나 지인에 의존했다면 고객끼리 건전하게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온라인 종목토론게시판과 달리 주주와 비(非)주주를 구분하는 한편 무분별한 비난과 광고 등은 제한하는 등 적절히 운영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활성화시킬 경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고객 유입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토대로 리테일 부문의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주식 거래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초에는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한 자산 관리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기존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를 AI로 대체하는 식"이라며 "향후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의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증권은 기술 기업…발 빠른 대응과 문화가 최대 강점

이처럼 자신하는 배경에는 기술 기업이라는 자존감이 녹아 있다. 업계 최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토스가 모태인 만큼 토스증권도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존 증권사들은 MTS를 외주에 맡기는 경우도 있고 보통 한 번 업데이트를 하면 잘 수정이 안 돼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개발 인력이 60~70%에 달할 정도로 자체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든 개발을 직접 하면서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봉차트(캔들차트) 추가 등은 발빠른 대응의 대표 사례다. 앞서 토스증권은 MTS 출범 당시 기존 증권사와 달리 봉차트와 이동평균선 등을 과감하게 제외했다. 복잡한 정보를 없애고 초보 주식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게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달부터 봉차트를 곧바로 추가했다. 기존 UX를 유지하면서 차트 종류를 변경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그밖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순자산비율(PBR) 등의 지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보강했다.

박 대표는 이처럼 빠르게 개선하는 문화를 토스증권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임팩트 있는 서비스, 고객 지향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인력들이 모여서 건강한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간다"며 "내가 아니라 고객에게 답이 있으니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선하고 데이터로 만들어 보면서 자정작용이 일어나는 문화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IT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박 대표의 개인적인 꿈과도 맞닿아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컴퓨터를 기반으로 삶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쿠팡, 토스 등을 거치며 증권까지 넘어온 것"이라며 ""돈만 버는 데에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업에서도 고객들의 투자를, 삶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약력

▲1981년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컴퓨터과학 학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2006~2009년 삼일PwC 컨설팅 컨설턴트 ▲2011~2014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팀장 ▲2014~2017년 쿠팡 마켓플레이스 사업부장 ▲2017~2019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사업총괄 이사(Head of Business) ▲2019년~현재 토스증권 대표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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