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공관절수술, 최소 수혈로 수술 안전성 높여
수년 동안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70∙여)는 최근 말기 무릎관절염으로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혈에 따른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이어지고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지자 결국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는데 수혈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출혈량이 적어 “괜한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수술=수혈’이라는 등식을 깨고 최근 최소 수혈, 무수혈 수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수술에 따른 추가 수혈로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무릎 인공관절수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로봇시스템을 접목해 뼈를 최소한으로, 정확하게 깎아내 수술 중, 후 출혈량을 줄여 수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환자에 따라 무수혈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뼈까지 손상된 무릎 관절을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무릎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여기에 로봇시스템이 접목돼 그동안 의사의 눈으로 확인했던 뼈의 절삭범위, 인공관절 삽입위치, 다리의 축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정확하게 수치로 계산해 보여줌으로써 집도의가 보다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수술 전에 환자의 무릎을 3차원의 3D CT로 구현해 무릎 뼈의 절삭 범위나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하게 된다. 집도의는 이러한 수치들을 모니터로 보며 실제 환자의 다리를 움직이면서 변하는 다리의 축까지 고려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본격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수술 시 다리의 축을 맞추는 것은 인공관절 수술 시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리 축을 맞추지 못하면 수술 후 원인 모를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체중의 부하가 고르지 못해 인공관절의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다리의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길게 구멍을 내고 절삭가이드라는 수술기구를 삽입하게 되는데 뼈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출혈이 불가피하다.
반면,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의 허벅지와 정강이뼈 2곳에 센서를 부착해 환자의 무릎 정보를 로봇의 수신기 센서로 전달하게 된다. 집도의는 수술실 모니터에 보이는 환자의 무릎 정보를 바탕으로 다리 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햅틱기능 역시 출혈을 줄이는 데 큰 몫을 한다. 본격적인 절삭에 들어가기 전 뼈의 절삭 범위가 초록색 선으로 모니터에 보이는데 이를 햅틱존이라고 한다. 의사가 로봇팔을 잡고 뼈를 절삭하다 햅틱존을 벗어나게 되면 로봇 작동이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하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연부조직의 손상을 원천 차단해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70대와 80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일반 인공관절수술에 비해 출혈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나이 70세인 환자 총 1000명(로봇수술, 일반수술 환자 각각 500명씩)의 수술 후 피주머니(헤모박)을 통해 배출되는 출혈량을 비교해보니 로봇수술이 평균 198.4㎖, 일반수술이 평균 235.4㎖로, 로봇수술이 일반수술에 비해 약 15% 이상 출혈량이 적었다. 80대 고령 환자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로봇 인공관절수술과 일반 인공관절수술 각각 92건씩 총 184건(환자 113명)의 출혈량을 조사해보니 로봇수술이 평균 185.1㎖, 일반수술이 평균 279.6㎖로, 로봇수술의 출혈량이 약 34% 정도 더 적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이경훈 과장은 "수술 중, 후 출혈량을 줄이면 추가 수혈로 인한 부작용, 감염, 합병증의 위험이 줄어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또한 수술 후 통증과 부종이 줄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도와 재활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재활치료가 잘 되면 관절 운동기능의 정상 회복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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