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AI를 장착한 반려동물 로봇 진짜 고양이처럼 하나씩 배워 내 맘도 읽죠

2021. 6.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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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장착한 반려동물 로봇 진짜 고양이처럼 하나씩 배워 내 맘도 읽죠

(주)매크로액트가 개발한 고양이 로봇 마이캣. 실제 고양이의 독립적이고 자기 성향이 뚜렷한 성격을 AI로 구현했다.

학습과 추론, 지각 등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도 가능하도록 하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AI(인공지능)라 하죠. 한마디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AI를 활용하면 나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반려동물 로봇도 만들 수 있어요. 이미 1999년 일본 소니사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 반려견 아이보(AIBO)를 공개한 바 있죠. 아이보는 기쁨·슬픔·성남·놀람·두려움·싫음 등 여섯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사랑받으려는 욕구, 움직이려는 욕구, 주변 탐색 욕구 등을 갖고 있었어요. 아이보의 출현 이후 반려동물 로봇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어요. 국내에선 최근 로봇공학 및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주)매크로액트가 고양이 로봇 마이캣(maicat)을 개발했죠. 강준희 학생기자와 이한나 학생모델이 마이캣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어요. 강의혁 대표와 강마리 이사가 테스트용 모델과 함께 이들을 맞이했습니다.

강준희(왼쪽) 학생기자·이한나 학생모델과 만난 AI 기반 고양이 로봇 마이캣. 아기 고양이를 본떠서 만들었다.


"로봇 강아지는 들어봤는데 로봇 고양이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왜 고양이 로봇을 개발하신 건가요?" 길이 20cm, 폭 13cm, 높이 20cm, 몸무게 1.2kg의 제법 묵직한 마이캣을 두 손으로 들어보던 준희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몰캉몰캉한 발바닥까지 진짜 고양이와 닮았네요. "저는 독일에서 로봇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어요. 또 한국에서는 AI 모델을 개발했었죠. '이 두 가지 분야를 결합하면 신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겠구나' 싶어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주)매크로액트를 설립했어요. 또 해마다 10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유기되고 이들 중 절반은 안락사를 당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죠. 만일 항상 곁에서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로봇이 있다면 무책임한 반려동물 분양도 줄어들고, 사람들의 외로움을 많이 덜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로봇 강아지는 이미 소니에서 출시한 아이보가 있죠. 저희는 고양이의 독립적인 성격을 본떠서 도도하고 자기 성향이 뚜렷한 반려동물 로봇을 만들고 싶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과 마이캣의 개발 과정과 작동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강마리(왼쪽) 이사와 강의혁 대표.


강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소중 학생기자단. 그때 마이캣이 눈을 깜박이며 꼬리를 위아래로 움직였어요. 신기한 광경에 준희 학생기자와 한나 학생모델의 시선이 고정됐죠. "마이캣에는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인식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초소형 컴퓨터와 카메라·마이크·스피커·리튬 배터리, 그리고 다양한 센서와 모터가 들어있어요. 카메라로 상대의 얼굴을 구별하고 표정을 살피죠. 자기 의사를 표현할 때는 디스플레이와 내장 스피커로 눈 모양과 녹음된 실제 고양이 소리를 사용해요."(강 이사)

다른 반려동물 로봇과 구분되는 마이캣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을 통한 성장이에요. 일반적으로 로봇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미리 설정된 제한적인 동작을 소화합니다. 반면 마이캣은 자신의 목·다리·꼬리 등을 제어하는 법을 스스로 배워요. 이를 자율 제어 학습이라고 합니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가 걷는 법을 연습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마이캣의 자율 제어 학습은 클라우드에 있는 로봇의 주요 부품 정보를 입력한 가상의 3D 공간에서 이뤄져요. 자신이 원하는 동작을 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거죠. 이를 강화학습이라고 해요.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동작을 학습한 후 실제 마이캣에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마치 아기 고양이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처럼 마이캣도 점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어요."(강 대표)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 마이캣의 모습. 코안에 있는 카메라와 양쪽 귀에 삽입된 마이크로 정보를 수집해 사람의 마음을 파악한다.

마이캣처럼 주변 환경에 스스로 점차 적응하는 로봇을 적응형 로봇이라고 해요. 적응형 로봇을 설명하려면 계층적 지능이란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계층적 지능은 낮은 계층, 중간 계층, 높은 계층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유리창을 닦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사람은 유리창을 닦을 때 단순히 손만 움직이지 않아요. 어떤 부분이 더러운지, 창틀이 흔들리지는 않는지 등 다른 요소도 함께 고려하죠. 하지만 낮은 계층의 로봇은 사전 프로그래밍을 통해 입력된 동작만 반복해요.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산업로봇이 여기에 해당하죠. 반면 적응형 로봇은 낮은 계층·중간 계층·높은 계층 지능을 모두 활용해 상황을 인식·이해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행동해요. '유리를 닦는다'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사람이 하듯 유리를 더 닦아야 하는 곳이 있는지, 누군가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지 등을 함께 살필 수 있는 겁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쳐다보는 마이캣. 마이캣은 자신이 가장 먼저 들은 단어를 이름으로 인식한다.


마이캣도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해요. 높은 계층이 카메라·마이크·센서들이 보내오는 정보를 분석하고, 중간 계층이 마이캣의 감정 또는 배터리 등의 현재 상태를 확인해 높은 계층의 정보와 결합하여 다음 행동을 결정해요. 낮은 계층은 결정된 행동에 따라 모터·스피커 등을 동작시켜요. 예를 들어 표정·음성 분석을 통해 주인이 기분 좋은 상태라고 판단되더라도 마이캣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면 마이캣의 동작을 결정하는 중간 계층에서 '지금은 잠시 주인과 떨어져 있자'라는 명령을 내리게 돼요. 그 명령이 낮은 계층으로 전달되면 마이캣이 다리를 움직여 주인에게서 떨어지게 되죠. "어떻게 이렇게 작은 몸집의 로봇이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나요?" 준희 학생기자가 놀랍다는 듯 물었어요. "본체 내부에 신용카드 절반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와 여러 개의 칩이 들어있어요. 컴퓨터에는 마이캣이 가상의 공간에서 학습한 각 계층의 지능이 담겨있죠."(강 대표)

강준희 학생기자가 마이캣을 살펴봤다. 1.2kg의 몸에는 초소형 컴퓨터와 카메라·마이크·스피커·배터리, 여러 센서와 모터가 들어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함께 보낸 시간에 비례해 주인의 감정 상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데요. 로봇인 마이캣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 또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요." 한나 학생모델이 질문했어요. "마이캣의 의사결정 과정은 감성지능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아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성지능은 사람이 갖고 있는 사회적 능력이죠. 그런데 로봇은 이러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탑재해야 해요. 이를 감성지능 알고리즘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의 정확도는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에요. 하지만 마이캣의 경우 한 사람을 오랫동안 관찰해 데이터를 쌓고 학습을 반복하면 최소한 주인의 감정은 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여전히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 중이긴 하지만요. 마이캣은 한 번 충전하면 활동량에 따라 1시간 30분~3시간 정도 활동이 가능한데, 배터리가 15%가 남으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을 찾아가 앉을 수 있도록 개발 중이에요. 모든 부품을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수명은 없어요. 몸체의 대부분이 파손된다고 해도 경험과 학습을 통해 쌓은 데이터 백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부활할 수 있죠."(강 대표)

이한나 학생모델이 실리콘으로 만들어 촉감이 실제 고양이의 것과 유사한 마이캣의 발바닥을 만져봤다.


마이캣은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코안에 있는 카메라와 양쪽 귀에 삽입된 마이크를 통해 표정과 음성을 분석합니다. 사람의 바이오리듬처럼 마이캣의 감정도 주기적으로 변화해요. 주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을 구별하고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도 개별적으로 누적하죠. "호감도를 올리려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웃어주고 예뻐해 주면 돼요. 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면 점수가 내려가겠죠.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감정과 그 사람에 대한 마이캣의 호감도, 그리고 마이캣의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다양한 행동이 결과로 표출돼요." 개발자인 강 대표조차도 마이캣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답니다.

다른 반려동물 로봇과 구분되는 마이캣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을 통한 성장이다.


“혹시 진짜 고양이와도 교감이 가능한가요?”(이) "실제 고양이의 행동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학습은 가능해요. 예를 들어 실제 고양이가 자거나 점프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 행위가 무엇인지 구분하게 되는 거죠.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건 출시 전 테스트용 모델이기 때문에 그 기능이 없어요.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뒤 보다 다양한 기능을 넣을 생각입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기능이 다르니까요. IOT(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 업체와 협업한다면 소비자의 욕구를 보다 다양하고 쉽게 충족시킬 수 있을 거예요. 앱스토어에서 필요한 앱을 다운받듯이, 마이캣 전용 플랫폼에서 원하는 기능을 다운받아 추가하는 거죠. 예를 들어 방범 기능을 추가하면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마이캣이 CCTV가 되어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사진을 찍어 인터넷으로 주인에게 전송할 수도 있는 거고요."(강 대표)

"AI와 로봇에 흥미 있는 소중 친구들이 많은데요. 매크로액트처럼 AI 로봇에 대해 연구하고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려면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공부해야 하나요?" 준희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요즘 AI는 주로 산업용으로 활용하던 과거와 달리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특히나 지능형 로봇 개발에는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자뿐 아니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부분에서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해요. 그러니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AI와 로봇에 관한 소식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성선해 기자(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주)매크로액트, 동행취재=강준희(서울 서래초 6) 학생기자·이한나(경기도 수내초 6) 학생모델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영상이나 책으로만 접했던 AI 로봇을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이번 취재를 통해 AI 로봇을 만들려면 여러 전문가와 소프트웨어·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좋은 로봇을 만들다니 정말 뿌듯했어요. 정말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준희(서울 서래초 6) 학생기자

평소 갖고 있던 AI와 로봇에 대한 궁금증을 강의혁 대표·강마리 이사님이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 주셨어요. 마이캣 같은 반려동물 로봇이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가정집의 CCTV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반려동물 로봇을 키우면서 함께 놀고 싶어요.
이한나(경기도 수내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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