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수사' 요구에..故 이 중사 국선변호인 "어떻게 하라고?"

천금주 2021. 6. 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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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공군 당국의 묵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군 이모 중사가 생전 국선변호인에게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순간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 충동'을 알았는지, 그걸 알고도 변호인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라며 "내주 초 국선변호인 A씨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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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화면 캡처

성추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공군 당국의 묵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군 이모 중사가 생전 국선변호인에게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결국 유족 측은 다음 주 초 국선변호인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로 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이 중사의 사건 발생 1주일 뒤인 3월 9일 국선변호사가 선임됐지만 이 중사와 변호인의 대면 면담은 한 차례도 없었다. 전화 통화마저 50일 뒤에야 처음 이뤄졌다. 이 중사 어머니는 KBS에 “국선변호사 선임을 했는데 우리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우리 아이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불안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은 선임 뒤 결혼과 신혼여행, 이후 자가격리 등 개인 사정으로 면담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다. 이 중사 어머니는 지난 1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CCTV도 (피해) 장면이 다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국선변호사를 선임해도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잇었다”며 “그런데 국선변호인은 우리 아이를 케어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선변호인은 이 중사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 답변이 늦거나 아예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자 조사 날짜가 정해진 지 보름이 지난 뒤에야 자신은 조사에 못 간다고 하는가 하면 대리라도 보내줄 수 없냐는 질문에 5월 16일까지 답도 하지 않았다.

이 중사 어머니는 “피해자 진술조사가 있는 날 자기가 결혼한다는 이유로 못 간다고 얘기했다”며 “변호인으로서 이 날짜는 여기 가야 하니 (조사를) 미뤄야겠다는 능력이 없나? 그래야 하는데 혼자 가라고 하니 애가 또 불안해진 거다”라고 했다.

공군은 이후 국선변호인을 추가 지정하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중사는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이 중사 사망 후 구속수사를 촉구했지만 국선변호인은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이 중사 아버지는 MBC에 “조치요? 뭐요? 이럽니다. 가해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도망칠 수 있지 않습니까 (했더니)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해요. 헛웃음도 하고…”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이 중사 사망 직후 민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 중이다. 피해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국선변호인 제도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 훈령에 따르면 국선변호인으로는 변호사, 군법무관, 타군 소속 군법무관 모두 ‘국선변호인 풀’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공군은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인 3명을 돌아가며 지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순간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 충동’을 알았는지, 그걸 알고도 변호인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라며 “내주 초 국선변호인 A씨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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