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로 성과급 잔치 금융지주들, 사회공헌금은 줄였다

김지훈 2021. 6. 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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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대출 증가 등으로 호실적을 낸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되레 사회공헌금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지침 강화로 각종 기부 행사 등이 취소되며 사회공헌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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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출 이자 등으로 실적 늘어
공헌금 신한 265억·농협 20억 축소
"각종 기부 행사 취소로 줄어든 것"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대출 증가 등으로 호실적을 낸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되레 사회공헌금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임원 성과급만 대폭 올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고통은 외면한 채 샴페인만 터트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6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지난해 사회공헌비 지출액 집계가 끝난 3대 금융지주(KB·농협·신한) 가운데 2개 지주는 사회공헌금 지출액을 축소했다. 신한금융지주가 2019년 2270억원에서 지난해 2005억원으로 265억원(11.7%)이나 줄였고, NH농협금융지주도 1670억원에서 1650억원으로 20억원 축소했다. KB금융지주만 2000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3.7% 올리며 간신히 체면치레했다. 하나·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사회공헌금 지출액 집계를 아직 끝내지 못했다.


사회공헌금은 금융사가 사회에서 벌어들인 이익 일부를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금액이다. 현금 및 현물 기부, 캠페인, 행사 등의 형태로 집행된다. 과거 경제 위기 때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됐던 만큼 금융업계는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사회 공헌에 힘을 써왔다.

5대 금융지주는 지난 3년간 우리금융지주(7196억원 감소)를 제외하고는 최소 3485억원에서 최대 8989억원까지 영업이익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등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고통분담 대신 성과급 잔치를 선택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20년 주요 시중은행 및 증권사 직급별 성과급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원 성과급은 2019년 1억3857만원에서 2020년 1억6237만원으로 17.2%나 늘었다. 성과급 총액은 4028억9600만원에서 3570억1500만원으로 11.4% 줄었는데, 직원 성과급을 9.7% 줄이는 대신 임원 성과급은 오히려 크게 늘린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처럼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건 그들이 거둔 고수익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고객들에게서 나왔다는 의미”라며 “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보다는 사회의 어려운 계층에 대한 환원을 늘리는 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가치에도 들어맞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지침 강화로 각종 기부 행사 등이 취소되며 사회공헌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계의 사회공헌은 직접적인 현금 기부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각종 행사나 캠페인, 봉사 등을 통한 경로도 많은데 이런 부분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부 취소되는 상황이다 보니 사회공헌 금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기부 행사 등을 진행하면 이에 수반되는 각종 물품, 인력 등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도 지출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전부 없어졌으니 통계상으로는 지출금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회공헌 계획이 서민층 이자 지원 등의 형태로 변경되기도 했다”면서 “이런 부분은 사회공헌금액 집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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