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 어디나 하늘나라

2021. 6. 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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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한 형제가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노회 목사님들과 함께 모 교도소를 방문해 예배를 드렸을 때의 일입니다.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바깥세상이나 교도소 같은 환경에서도 주 예수와 동행하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는 것입니다.

긴 세월을 교도소 안에서 보내야 했던 그 형제가 신앙으로 극복하고 이 찬양을 부를 수 있었다면, 우리도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찬양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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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7장 21절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한 형제가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노회 목사님들과 함께 모 교도소를 방문해 예배를 드렸을 때의 일입니다. 100여명의 재소자 형제들이 함께했는데, 특송 순서가 되자 한 청년이 찬양했습니다. 이 청년이 찬양을 하기 전 다른 형제가 그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지금까지 12년 동안 교도소에서 보냈는데 내일 출소 예정입니다.”

소개를 듣고 다시 그 형제 얼굴을 쳐다본 뒤 깜짝 놀랐습니다. 얼굴이 너무 밝고 구김살 없이 해맑은 겁니다.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보였으니 아마 꽤 젊은 나이에 교도소에 왔을 겁니다.

한창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야 할 그 시기에 교도소에 들어와 긴 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대한 원망, 아픔 때문에 얼굴에 가득할 것 같은 분노가 전혀 없었습니다. 더욱이 성가대 가운을 입은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의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찬양은 입술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온몸으로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일류 오페라 가수나 뮤지컬 가수가 부르는 노래보다 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찬양을 듣는 순간 여기가 교회인지, 교도소인지 잠시 혼동될 정도였습니다.

12년간 교도소라는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건 절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자신의 처지를 보면 원망과 분노, 절망과 괴로움으로 악다구니 쓰듯 노래를 불러야 했을 겁니다. 그러나 주님을 만난 후 분노도, 죄책감도 다 사그라진 게 아닐까요.

사랑하는 여러분, 이처럼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어느 곳에 있든 주님의 은혜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요즘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아파합니다. 청년들은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취업을 고민합니다. 50대 가장들도 회사 상황이 불안하니 좌불안석입니다. 자녀와 가장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은 어떨까요. 대책이 없으니 가슴앓이 앓듯 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파고들면 걱정할 일도 태산이고 앞날도 깜깜하고 쉽게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를 입어야 합니다.

주님이 주신 은혜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이야말로 우리가 살길이요 힘입니다. 교도소에서 만난 그 청년이 불렀던 찬양은 찬송가 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입니다. 이 찬양의 가사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이렇게 힘든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괴롭다고, 아프다고 혼자 웅크리고 있어야 할까요. 그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입어야 합니다.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 짐 벗고 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주님의 은혜가 내 마음속에 임하시니 주님을 모신 곳이 천국으로 변하더라는 걸 찬송가 438장은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바깥세상이나 교도소 같은 환경에서도 주 예수와 동행하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는 것입니다.

긴 세월을 교도소 안에서 보내야 했던 그 형제가 신앙으로 극복하고 이 찬양을 부를 수 있었다면, 우리도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찬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하기는 여러분 모두 이 찬양을 힘차게 부르실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홍세광 목사(구리 성은교회)

◇홍세광 목사는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의 신도시 종교부지에 세워진 성은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영혼을 구원해 제자 삼는 교회’를 추구하는 예배와 전도, 말씀 중심의 교회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매일 저녁, 비대면 온라인과 음성 큐티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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