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이지의 건치 에세이] 마스크 벗어야 하는 치과치료, 코로나 감염 괜찮을까

전병선 2021. 6. 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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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붙이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은 코로나19 종식에 대해 섣불리 논할 단계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은 치과 진료를 안심하고 받아도 되는지, 치과 진료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새롭게 접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을 걱정하여 치과 방문을 미루는 사례가 꽤 많았다.

지금은 치과를 비롯한 여러 병원이 발 빠르게 교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방역 혹은 소독 관련 제조업체들이 다투어 관련 상품들을 출시하며, 방역수칙도 체계화되었다. 국민이 나름의 주의사항을 터득해서 치과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초기보다는 덜하다. 하지만 아직도 치과 방문이 꺼려지는 경우가 꽤 있다.

아무래도 치과의 경우, 입속을 진료하는 만큼 타액이나 혈액, 에어로졸 등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교차 감염에 대한 걱정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거기에 진료 시에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치과 진료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초,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대부분의 치과와 환자들이 통증이나 불편감 등의 응급 치과 치료 외에는 치과 치료를 연기하는 것이 좋다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권고를 참고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치과 진료에 따르는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 등에 관해 실제 감염 발병률 통계를 토대로 한 많은 논의 끝에 세계치과의사협회 (FDI)에서 실제적인 방역 및 예방 지침과 진료지침을 만들어 배포했다. 지금은 그 지침에 국내 상황을 고려한 기준들이 많이 첨삭되어 진료 지침과 방역 및 예방 지침 준수로 인해 감염 위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컨트롤되고 있다.

실제 최근까지 한국에서 14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발생했지만 얼마 전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보고된 치과에서의 교차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2명의 치과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는 치과에서의 감염이 아니라 종교 활동과 외부 활동 감염으로 밝혀진 바 있다.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치과 치료에 관해 응급적인 치료만 권고하던 미국과 유럽, 그 외 나라들도 지금은 각국의 예방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치과 진료를 하는 곳이 많다.

치과에서 코로나 19 교차 감염 발생확률이 아주 낮은 이유에 대해 여러 가설이 존재하는 가운데,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크게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최근에 나와서 주목을 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치과대학 치주과와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공동 연구팀은 치과 치료를 하면서 퍼지는 에어로졸을 환자, 의료진과 장비 등의 표면에서 수집해 분석했다.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나 액체 등의 미립자를 말하는데, 치과에서의 에어로졸은 주로 임플란트 시술이나, 치과 수복치료를 할 때 사용하는 고속 핸드피스, 초음파 스케일링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치과 치료를 하면 위의 경우처럼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치과 처치에 의해 에어로졸이 생성되기 때문에 비말로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성을 높일 것으로 추측됐다. 에어로졸이 침에서 유발됐을 것이라 추정만 있었을 뿐, 실제 미생물의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오하이오 주립대 치대에 임플란트, 초음파 스케일링, 고속 핸드피스를 이용한 치과수복치료를 위해 내원한 28명의 환자의 치료 후 남은 에어로졸 잔재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코로나 19 확진력이나 관련 증상 없는 사람들로 제한했으며, 치료 전 1% 과산화수소수 가글링을 1분간 시행했으며, 치료시 고흡입 구강내 석션을 시행했다.

환자가 치료받기 전에 환자의 침, 치료 기계에서 나오는 물, 치료 후에는 술자의 안면 부위, 환자의 가슴 부위에 놓이는 턱받이와 시술한 치과용 체어에서 약 2m 떨어진 곳에 남은 에어로졸 잔재를 모두 채취해 연구팀은 유전자 배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표면에서 수집한 에어로졸 잔재의 유전자 배열을 분석했더니 대부분 침이 아닌 치과 치료를 하며 치과용 기구에서 분사되는 물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됐다. 즉, 에어로졸이 발생한 시술에 상관없이 에어로졸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78%가 치료 기계에서 나온 물에서 유래한 것이며, 침에서 온 것은 0.1~1.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대상자 28명 중 20명에게서는 에어로졸 속에서 침 내 세균이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이것은 혹여라도 환자의 침 속에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존재하더라도,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모든 치과 시술에서, 환자의 침에 의한 에어로졸 교차 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치과대학 연구팀은, 치과 치료에서 발견된 에어로졸 속 미생물은 대부분, 환자의 침이 아닌 치과 기계나 치과 장비의 물에 의한 것이므로 치과 치료로 인한 코로나19 위험성에는 겁먹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치과 시술 전의 과산화수소수 가글링과 고흡입 구강내 석션이 침 내 미생물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코로나 19사태 이전 훨씬 전부터, 아주 오랫동안 대부분의 치과는 후천성 면역결핍증 (AIDS)나 B형 간염, 그 외의 많은 미생물에 의한 교차 감염을 방지 위해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소독 및 멸균 시스템을 거쳐 관리돼 왔다. 즉, 1인 1기구 사용, 고압 증기 멸균기 사용, 치과 체어 수관 필터 및 소독 관리, 환자의 침이 닿는 부분의 화학 살균, 덴탈 마스크와 안면 고글, 1회용 글러브 사용, 의료진들의 수시로 손 씻기 등, 환자들의 입안에 들어가는 각종 기구부터 진료 시설, 의료진의 장비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 철저하게 관리가 이루어져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여기에 전 의료진의 KF 94 마스크, 안면 쉴드, 치료 전에 1% 과산화수소수 가글링, 더욱 광범위하고 꼼꼼한 화학 살균, 대기실 및 진료 이외의 전 시간 동안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 대기실에서의 식음료 금지 등이 추가되었다.

필자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철두철미하게 멸균에 대해서 배웠던 터라 대학병원에서의 경험을 되살려 동료 치과의사들과 함께 멸균 방법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곤 하는데, 이렇듯이 원장의 멸균 철학에 따라 의료진의 1회용 가운 착용, 전문 방역업체에 의한 치과 내 모든 공간의 주기적 소독, 강력한 흡입력을 지닌 구강 외 에어로졸 집진기, 플라즈마 공기 살균기, 플라즈마 기구 소독기 등을 겸비해놓은 치과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과 방문이 두려워 치과 치료를 미루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멸균원칙에 따라 잘 관리되는 환경에서의 치과 치료는 교차 감염 위험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물론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어 걱정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아프고 불편한데 치료를 무작정 미룰 필요는 없다.

게다가 이전 에세이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코로나 19환자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으면 사망률과 중증 이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치과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치료 스케줄을 조절한다면 교차 감염에서도 안전하며 입속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오하이오 주립대 치과대학 연구는 치의학 분야 권위 있는 저널인 ‘Journal of Dental Research(p1-7, IADR 2021)’최신판을 참조하였다. 이지영 닥터이지치과원장(치의학 박사)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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