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심근염 우려에도 12∼15세 백신접종 개시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이스라엘이 심근염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12∼15세 아동·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 등에 따르면 12∼15세 아동·청소년 접종 첫날인 이날 수백 명이 접종에 응했다.

현지 4대 의료관리기구(HMO) 등은 지난 2일 이스라엘 보건부의 승인이 이뤄진 이후 60만 명에 달하는 12∼15세 회원들을 상대로 접종 예약을 받아왔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HMO인 마카비에는 지금까지 1만여 명이 예약했고, 다른 HMO에도 수천 명∼수백 명 규모의 예약이 접수됐다.

그동안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화이자-바이오 엔테크 백신 접종자에게서 나타났던 심근염 이상 반응이 12∼15세 연령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500만 명 이상이 2회차 접종까지 마친 이스라엘에서는 지난달까지 총 275건의 심근염 이상 반응 사례가 보고됐다.

보건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95% 이상은 가벼운 증상이었으며, 심각한 경우에도 나흘 이상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는 없었다.

다만 보건부는 보고서를 통해 "16∼30세 남성 심근염 발병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간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심근염 사례는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 측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16∼19세 연령대에서 6000명당 1명 꼴로 심근염 증세가 나타났는데, 대부분 경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심근염 발병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유전적인 영향일수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응 실패로 인구(약 930만 명) 대비 누적 확진자(83만9000여 명) 비율이 9%가 넘고, 사망자도 6400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물량을 확보해 빠른 속도로 접종을 진행하면서 상황을 역전시켰다. 현재 접종률(2회차 접종 기준)은 55%가 넘는다.

빠른 접종 진행의 효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하게 잦아들었다.

최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대를 유지했고,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자 비율은 0.1% 선이다.

검사 수가 평일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5일에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지역 감염 사례 없이 입국자 중 4건의 신규 확진 사례만 보고됐다고 보건부는 밝혔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