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불이익·중복 지원 금지' 직격탄.. 과학고 지원 반토막
과학고 등 영재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부터 중복지원이 금지되고, 대입 때 수시전형으로 의약계열에 진학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6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22학년도 원서접수를 마친 서울과학고 등 6개 영재학교의 경쟁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쟁률은 6.01대 1로 나타났다. 원서를 아직 받고 있는 한국 과학 영재학교(부산)와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경기과학고는 제외했다.
올해 6개 영재학교에는 549명 모집에 3299명의 학생이 지원했다. 모집 인원이 같았던 지난해에 지원자는 7804명으로 한 해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경쟁률은 14.21대 1로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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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지원 금지 여파…서울과학고만 '선방'
경쟁률이 많이 감소한 건 올해부터 영재학교 중복 지원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지원자는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1곳만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과학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보통 두 곳가량에 원서를 내왔다.
중복 지원이 금지되면서 지방 영재학교의 지원자 수 감소 폭이 커졌다. 대구과학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대전과학고 등 지방 영재학교는 지원자가 많게는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반면 가장 인기가 높은 서울과학고는 경쟁률이 지난해 7.61대 1에서 올해 6.01대 1로 주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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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서 수시로 의대 진학 어려워져
올해 대입 전형부터 영재학교 학생이 수시로 의약계열 진학하는 길이 사실상 막힌 점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과학고 졸업생이 의대 6곳에 합격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영재학교 출신자의 의대 진학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많은 교육비를 지원하는 영재학교가 설립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오면서 지난 4월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재학생이 의약계열에 수시 지원할 경우 '영재학교 학생부'를 대학에 제출하지 않고, 일반 학교와 같은 학생부를 제출하기로 했다. 연구 활동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등도 기재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수시 입학 가능성을 차단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영재학교에서 의대에 가는 학생 대부분은 수시 전형으로 진학하고 있다"며 "영재학교 학생부를 학교가 제공하지 않으면 수시로 의대 가는 길은 사실상 막힌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시 전형으로 영재학교에서 의대에 진학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말한다. 오종운 이사는 "영재학교 학생이 정시로 의대에 가는 건 가능하지만, 일반고에서 준비해도 된다"며 "의대를 가기 위해 영재학교에 가려는 학생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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