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니까 집에서 마시자" 20대 여성의 불순한 제안
경찰이 지인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이고 현금 1500만원을 훔친 혐의로 20대 여성 A씨(29)를 검찰에 송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당이나 주점에서 술을 마시기 어려운 점을 역이용해 타인의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 한 범행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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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사라진 1500만원
27일 서울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A씨에게 강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최근 불구속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남성인 피해자는 지난 3월 29일 A씨를 만났다고 한다. 함께 술을 마신 다음 날 집에서 눈을 뜬 남성은 집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 1500만원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것까진 기억이 났지만, 어느새 잠이 들었고 A씨도 이미 집을 나간 상황이었다고 한다.
피해 남성은 “절도가 의심된다”며 곧장 경찰에 신고한다. 피해 경위를 조사하던 경찰은 남성이 잠이 든 경위가 이상하다고 보고 피해자의 소변을 채취했다. 피해 남성은 “술을 많이 마셔 잠이 든 거 같다”고 얘기했지만, 경찰은 수면제 등 약물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소변 성분 분석에서 실제로 수면제 반응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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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성분 검출…'절도'→'강도'
수면제 반응에 따라 절도 피의자로 입건됐던 A씨의 죄명은 강도 혐의로 변경됐다. 경찰은 A씨가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수면제를 준비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보고 이달 초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절도로 끝날 수 있던 사건이지만 담당 형사의 촉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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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영업제한에 자연스레 집으로
경찰에 따르면 A씨는 SNS를 통해 피해 남성을 알게 돼 지난 3월 말 이전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몇 차례 만남을 가져왔다. 범행 당일 A씨는 남자의 자택인 서울 강동구 한 빌라까지 손쉽게 들어올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오후 10시 이후엔 문을 여는 술집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A씨가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후 술을 마시던 중 A씨는 남성의 술잔에 수면제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이 봉투에 담아 보관하고 있던 1500만원은 회사 공금이었다. A씨가 남성의 집에 현금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뒤 수면제를 준비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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