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우' 시리즈에 이식된 '세븐'? 박수 받기 어려운 까닭
[이학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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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럴> 영화 포스터 |
|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
살인마 직쏘가 삶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자와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생존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의 <쏘우>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와 함께 2000년대 호러 영화를 주도한 작품이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야기의 재미와 잔인함을 갖춘 '스릴러'는 옅어지고 자극적인 트랩과 개연성 없는 전개로 가득한 '고어물' 색채가 짙어지며 인기는 차츰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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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럴> 영화의 한 장면 |
|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
메가폰은 <쏘우 2>(2005), <쏘우 3>(2006), <쏘우 4>(2007)를 연출한 바 있는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잡았다. 그는 "<스파이럴>은 공포 영화가 아니다. 아주 끔찍한 장면이 나오는 경찰 스릴러 영화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스파이럴>을 보면서 <세븐>(1995)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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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럴> 영화의 한 장면 |
|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
부패한 경찰과 그들을 응징하는 직쏘 모방범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경찰 개혁'이다. 2020년 5월 25일에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미국 사회에선 경찰의 과잉 진압을 제한하고 제도적으로 인종 차별을 철폐하라는 경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파이럴>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전에 제작한 영화이기에 단순히 소재로써 노리고 만들었다고 오해해선 곤란하다. 2012년 미국 흑인 청소년 트레이본 마틴이 자경단원에게 살해된 사건으로 촉발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로 대표되는 사회 변화의 열망이 투영된 작품으로 봐야 한다. 극으로 잘 발전시키지 못했지만, 시도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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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럴> 영화의 한 장면 |
|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
제목 <스파이럴>은 직쏘 인형의 얼굴에 그려진 소용돌이 문양에서 가져왔다. 이것은 <쏘우> 1편으로 돌아가겠다는 '초심'을 강조한 선언에 가깝다. 극 중의 직쏘 모방범의 "스파이럴은 진보를 의미한다"는 대사를 빌리자면 스핀오프가 새로운 '진화'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직쏘 모방범의 부패 경찰 응징에 주목한다면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제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스파이럴>은 <세븐> 같은 심리 스릴러의 맛을 가졌다. <쏘우> 시리즈의 고어함도 약하나마 일정 부분 지녔다. 뒤집어 말하면 둘 다 애매하다는 소리도 된다. 스릴러 영화로 보기엔 치밀함은 떨어진다. 개연성의 구멍이 많고 직쏘 모방범의 정체도 쉽게 예상된다. 또한, <쏘우> 시리즈와 비교해 트랩의 독창성과 고어의 수위가 낮다. 충성도가 높은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는 무리란 생각이다. 무엇보다 직쏘, 자전거를 탄 빌리 인형의 빈자리가 크다.
지금은 <겟 아웃>(2017)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호러, <컨저링> 유니버스가 보여주는 초자연적 호러, <유전>이 선보인 독특한 분위기의 호러의 시대다. 왕년에 잘나갔던 '고문 포르노'의 대명사 <쏘우> 시리즈를 잇는 <스파이럴>의 귀환이 시대착오적이라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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