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명률 뚝 떨어져 0.55%..독감화 가능성 커져
고령자·요양병원 접종 효과 분석
전문가들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여전히 독감보다는 위험성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500~600명대에서 줄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치명률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독감처럼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5929명, 누적 사망자는 1913명으로 치명률은 1.42%로 집계됐다. 3차 유행 확산세가 이어지던 지난 1월 말에만 해도 치명률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1.8%를 넘겼는데 최근 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최근 한 달(4월 23일~5월 23일)로 좁혀보면 누적 확진자는 1만8503명, 누적 사망자는 102명으로 치명률은 0.55%다.
확진자 규모가 크게 줄지 않고 꾸준히 비슷한 규모로 나오는 상황에서 사망자는 10명 안쪽으로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게 치명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 사망자 수는 지난 3월 12일 10명으로 나온 뒤 한 자릿수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는 건 접종의 효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의 95%가 고령자로 고령자를 접종하면서 치명률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효과가 명백하다”며 “백신 접종률이 올라간 모든 나라에서 사망률은 극단적으로 줄고 있다. 고위험군부터 접종하는 게 사망 예방 차원에서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요양병원·시설 등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한 집단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방대본에 따르면 요양병원·시설의 집단감염은 지난 2월에만 해도 16곳에서 발생했지만 4월에는 6곳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감염이 발생한 곳에서도 백신을 접종한 경우 감염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한 요양병원에서도 집단감염으로 미접종자에서 11명(17일 기준)이 확진됐지만 접종자에서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경남 진주에서 목욕탕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감염자 상당수는 고령자였는데 중증환자가 몇 명 안 됐다”고 말했다.
치명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위험은 독감보다 크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교수는 “사망자가 어느 정도 나오는 거로 봐서는 독감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독감 치명률은 0.1% 이하다.
다만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면 코로나19가 향후 치명률이 낮은 독감 수준의 질환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달 초 열린 브리핑에서 “결국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며 “국가의 백신접종 전략은 바이러스 근절에서 피해 최소화로, 중증화 위험도가 높은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식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고위험군에만 접종하더라도 중환자 발생이나 사망자를 막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정부가 7월 이후로 코로나19 사망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2학기 전면 등교 개학과 거리두기 개편 등의 방역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앞서 당국은 "중환자 발생 비율이 2% 이하로 하락하면, 현재 의료체계로 하루에 환자가 2000명씩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우주 교수는 “고령자에서 중증 환자, 사망자가 줄면 치명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을 수준은 아니고, 고령자가 다 접종한다고 해도 집단면역과는 또 다른 얘기다. 변이 바이러스도 여전히 변수이기 때문에 경각심이 떨어지지 않도록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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