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옆 '화끈쇼' 유흥업소 수두룩" 학부모 떠는 수원 그 동네

채혜선 2021. 5. 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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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 A 초등학교 일대 한 길거리를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주변으로 모텔 등 숙박업소와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카페'가 들어서있다. 수원=채혜선 기자

#1. 22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A 초등학교 일대. 책가방을 등에 멘 초등학생 2명이 지하에 유흥주점이 있는 건물을 지나쳐 근처 교습학원으로 들어갔다. 학생들이 지나간 유흥주점(‘○○ 노래빠’)의 간판에는 ‘화끈한 걸~ 쇼킹한 걸~’이라는 문구와 함께 상의를 벗고 있는 성인여성의 사진이 있었다.

#2. 비슷한 시각 A 초등학교 150m 이내 한 길거리. 태권도 도복을 입은 학생 4명이 모텔·여관 등 숙박업소와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카페’가 모여 있는 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해당 거리 50m 안에는 이렇게 ‘카페’라고 써 붙이고 늘어선 가게가 20여 곳이 넘었다. 과일 이름 등을 딴 이 카페들은 밖에서 가게 안을 볼 수 없게 검은색 시트지 등으로 가려둔 상태였다. 이 일대 한 상인은 “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라 문을 열면 좌식 테이블 1~2개만 있는 작은 술집이다. 가게를 들락날락하는 접객 여성을 자주 본다”며 “아이 보기에 좋지 않다 보니 학부모들이 언급하기 꺼리는 곳”이라고 말했다.


“‘방석집’ 등 변종업소 곳곳에서 운영”

22일 수원 파장동 A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유흥주점. 다만 일대 유흥주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수원=채혜선 기자

경찰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경계 직선거리 200m 범위 안 지역은 학생의 학습권 등을 보호하는 교육환경보호구역이다.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는 신·변종업소(유사성행위 등이 이뤄지는 유해업소)가 들어설 수 없다.

하지만 A 초등학교 200m 이내 곳곳에는 이런 업소들이 숨어 있다는 게 일부 학부모 주장이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카페들이 사실은 유사성행위 등을 하는 속칭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변종 업소”라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일대 카페들이 ‘방석집’으로 의심된다”며 업소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또 근방에는 별이 박힌 삼색 기둥이 돌아가는 마사지 업소나 ‘안마’ 간판을 내건 업소도 3~4곳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정상적인 이발소나 안마시술소로 보이진 않는다. 변종 성매매가 의심되는 퇴폐업소”라고 주장했다.


“학교 반경 1㎞에 성범죄자 7명 사는데…”

A 초등학교 배정을 받는 아파트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만든 이미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2024년 입주를 앞둔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예정자의 고민이 크다고 한다. “입주 후 자녀가 유해 통학로를 지나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입주예정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는 “사실상 이 동네가 집창촌이라고 본다. 불법 영업하는 업소가 수두룩하다” “아이들이 이곳을 지나다닌다고 생각하니 분통 터진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 사이에서는 “아이를 A 초등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배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집단행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들은 경기도와 주무관청인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등에 관련 민원을 넣고 있다고 한다.

수원 파장동 A 초등학교 일대에 있는 한 유흥주점 간판. '화끈쇼 화끈조 30명 항시대기'라는 말이 있다. 수원=채혜선 기자

A 초등학교 입학 예정자 자녀 2명을 둔 40대 장모씨는 “A 초등학교를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에 검색하면 학교 반경 1㎞에 성범죄자가 7명 살고 있다고 뜬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3명이나 된다”며 “거주·이전의 자유를 문제 삼을 순 없겠지만,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나 성매매가 의심되는 퇴폐업소가 넘쳐나는 곳에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다. 이런 곳에 어떻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아이들이 ‘화끈쇼 30명 대기’ 등과 같은 간판 뜻을 물어보면 뭐라 답해줘야 할지 벌써 난감하다”며 “지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유해시설 등에 대한 (지자체 등의) 꾸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와 경찰 등 유관기관은 해당 구역 내 업소들의 관련 불법 행위가 있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A 초등학교 인근에서 불법 영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해서 수원시나 장안구청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업소들이 영업 외 행위인 무허가 유흥주점 형태로 영업하는지 등을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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