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0일 강요" 수병 폭로에..청해부대 "기본권 보장하겠다"

아프리카 소말리아 지역에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온 청해부대 33진 병사들에 대해 휴가가 제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軍)은 파병 장병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휴가 시행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서는 ‘연합해군사령부 대해적작전부대 청해부대 33진에서 파병 병사들이 겪었던 인권 및 기본권(휴가) 침해 사례를 제보드린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파병 병사라고 밝힌 제보자는 글에서 “지휘부(장교 계층)는 파병 인원이 확정되자 동의서 두 장을 승조원 식당에서 수병(병사)들에게 작성하게 했다”며 “동의서의 내용은 간략하게 설명하면 ‘상기 본인은 파병 지원에 동의하며 파병 인원 확정 후 파병 미희망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라는 내용과 파병 임무로 인해 이후 한국 복귀 시 개인 연가 및 파병 보상휴가, 위로 휴가에 제한이 될 수 있음을 확인받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간부에게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물었고, 부장은 ‘간단하다, 배에서 내리면 된다, 파병 안 가면 된다’고 말하며 동의서 작성을 강요했다”며 “해외 파병은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개인의 군 생활에 한 번쯤 올까 말까 한 정말 명예로운 기회인데 포기할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제보자는 출항하고 나서 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며 “수병들의 개인 보유 휴가를 강제로 함 내 휴가로 시행한다는 소문이었다”고 밝혔다. 함 내 휴가란 개인이 보유한 휴가를 함 내에서 전투휴무 식으로 한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제보자는 파병 기간 중 ‘함 내 휴가는 영내장병 복지를 위한 것이며 강제성은 없다’는 공문이 게시된 이후 함 내 휴가가 파병 임무 복귀 이후 지휘관 재량으로 지급하는 파병보상 휴가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등 ‘말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함 내 휴가 신청이 사실상 강제로 진행됐다는 게 제보자 측 주장이다.

제보자는 “함 내 휴가 제도에 엄청난 모순과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한 수병들은 함 내 휴가 취소 신청서를 갑판사관에 제출하지만, 이후 결재권자인 작전관에게 반려 당했다”며 “작전관은 ‘왜 함 내 휴가를 취소하느냐’, ‘취소한다고 해서 귀국 후 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귀국하고 나서 신고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추궁했다”고 글을 적었다.
제보자는 이후 ▶지휘부가 파병 보상 휴가는 함 내 휴가 집행과 관계없이 수병 총원에 이틀이 주어질 것이라 한 점 ▶파병 보상 휴가가 이틀인 점을 문제 삼자 묵살된 점 ▶신고 소문이 돌자 지휘부가 ‘민사소송 2억을 때리겠다’고 한 점 ▶연가 21일을 강제로 소진케 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제보자는 “강제적으로 동의서를 받아내고 하물며 지휘부 간부가 일개 용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 테니 이길 수 있으면 신고해 보라고 했다”며 “민사소송이라는 단어에 협박당해 패닉이 온 수병들은 그냥 포기하자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해군 7기동전단에서는 “함정 근무 장병들의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조치에 나섰다.
해군 7기동전단은 “파병 장병들의 휴가는 규정상 임무 종료 후 25일 이내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해부대 33진 파병 장병의 경우 25일가량의 휴가를 실시하고, 복귀하게 되면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격리기간 등으로 함정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휴가 일수를 관례대로 시행하던 것보다 적게 계획했고, 이 과정에서 장병들과의 소통은 충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대는 파병 장병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기존처럼 특별휴가 25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 오늘부터 휴가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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