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서 논란되고 있는 '불문율', 선수들은 감독에 항명

김영서 2021. 5.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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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 루사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최근 ‘불문율 논란’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사건의 발단은 18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타깃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경기에서 벌어졌다. 미네소타 선발 투수로 나선 J.A. 햅은 경기 초반에 6실점하며 크게 무너졌다. 결국 경기는 9회 초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15-4로 크게 앞섰다. 패배를 직감한 로코 볼델리 미네소타 감독은 1루수 윌리안 아스투딜로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4번 타자 예르민 메르세데스가 볼 카운트 3볼에서 4구째를 때려 담장을 넘겼다.

MLB에서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타자의 3볼 타격을 금기시한다. 경기 후 토니 라 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메르세데스를 향해 “상대를 존중하지 않았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났다. 다시는 해서는 안된다”며 비난했다. 이미 백기를 든 상대가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볼카운트가 3볼이었다는 점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미네소타는 다음 날 메르세데스 타석 때 등 뒤로 날아가는 보복구를 던졌다. 라 루사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메르세데스에게 홈런을 맞은 미네소타 아스투딜로. 사진=게티이미지

그러자 일부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라 루사 감독에 반발하고 나섰다.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3볼 타격은) 부적절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예르민을 응원한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홈런을 좋아한다”라고 라루사 감독의 발언을 에둘러 꼬집었다. 베테랑 투수 랜스 린 역시 “마운드에 야수가 있고 타자가 스윙을 할 때 화를 낼 수는 없다”라며 같은 의견을 냈다. 야수 팀 앤더슨도 자신의 SNS에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계속해”라고 남겼다.

다른 팀 선수들도 이에 동조하는 의견을 냈다. LA 다저스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볼카운트 3볼 0스트라이크에서 나에게 홈런을 치더라도 나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우리가 아직도 3볼 타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에 믿기지 않는다. 그게 싫다면 감독님이나 투수가 더 잘하면 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알렉스 우드는 “야수가 투구에 나서면, 모든 규칙은 자라진다. 그리고 49마일짜리 투구에 400피트보다 멀리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지 아시나요?”라고 말했다. 49마일(78km)은 아스투딜로가 메르세데스에게 던진 구속이다. 메르세데스는 이 투구를 받아쳐 429피트(130m) 홈런을 기록했다.

라 루사 감독은 “스포츠맨십과 야구, 그리고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니라면,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면서 “이기기 위해 더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계속 밀어붙여라. 이후에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야구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라 루사 감독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게 돼 놀랐다”며 논란이 계속 지속되는 것에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영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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