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록 노원구청장, 서울시청 환경미화원 노조 감사패 받은 사연 뭘까?

박종일 2021. 5. 1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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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청 노동조합 대회의실 청소정책 간담회에서 안재홍 위원장으로부터 감사패 받아..노원구, 즉시 수거하는 청소체계 개편으로 깨끗한 동네 이미지 구축..민선 7기 출범 후 인력충원과 장비 현대화로 청소 작업환경 개선과 업무효율 높인 공로..오승록 구청장 진정성 있는 '약속'과 깨끗한 동네 일등공신인 173명 환경미화원 '믿음' 빛 발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야 움직인다. 쉬운 듯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해답은 ‘진정성’이다.

최근 들어 노원구는 주민들로부터 주택가와 대로변 주변이 깨끗해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일부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깨끗해졌다는 인식을 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눈에 띄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이런 주민들 평가는 지난 3년간 구가 추진하고 있는 ‘발생 즉시 수거!’ 라는 청소체계 개선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 책임자인 오승록 구청장의 진정성 있는 ‘약속’과 진심으로 움직여 준 173명의 구 소속 환경미화원 ‘믿음’이 더해졌다.

18일 서울시청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청 환경미화원 노동조합과 노원구청의 청소 정책 간담회는 진정성에 바탕을 둔 약속과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안재홍 위원장은 “소속 환경미화원 처우 개선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노력한 오승록 구청장의 노고에 모든 조합원의 마음을 담았다”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한 당연한 조치들이었는데 마음을 표현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또 “묵묵히 구청을 믿고 잘 해주신 덕분에 주민들도 동네가 깨끗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오 구청장이 청소 체계를 개편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민선 7기가 본격 시작하는 2018년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을 순찰할 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큰길 작은 길 할 것 없이 쌓여있는 쓰레기들이었다.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은 일몰 후 지정된 요일과 장소에 내놓아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수거할 때만 반짝 깨끗할 뿐 수거차량이 지나가면 종량제 봉투를 내놓아 대로변의 경우 무단투기 된 쓰레기가 순식간에 쌓이는 것을 목격했다. 재활용품도 마찬가지다. 동네가 깨끗하지 않으면 애향심도 사라진다는 생각에 골목을 내 집 마당처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바쁜 일상에서 시민의식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구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 주2회 수거하던 재활용품을 매일 수거하고 주민센터 별로 공공근로 인력을 배치해 주기적으로 순찰해 보이는 대로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려면 현장 인력이 움직여주어야 했다. 오 구청장은 환경미화원 간담회를 통해 이런 계획을 밝히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걸림돌은 작업량 증가에 따른 적정 수거인력 확보와 노후 청소차량 교체 등 장비 현대화다. 바로 개선을 약속하고 실행에 옮겼다.

2013년 14명 퇴직 이후 5년간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미화원 인력을 2018년 6명, 2019년 8명으로 연차적으로 늘려 적정 인력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3인 1조 14팀이던 재활용품과 폐가구 등 대형폐기물 수거팀을 2018년에 16팀으로 늘리고, 2019년 19개팀, 올해 다시 21개팀으로 세분화 하는 등 수거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청소 차량 등 장비현대화도 마찬가지다. 33대에 이르는 덤프트럭과 압착과 집게 차량 등 6종의 청소차량 중 노후한 27대를 지난 3년간 신형으로 교체해 작업 효율을 높였다.

인력과 장비를 개선, 주택가 무단투기 쓰레기와 주 1~2회 수거하던 재활용품을 매일 수거하자 동네가 깨끗해지기 시작했다.

주민 한영옥(56·상계2동)씨는 “쓰레기도 빨리 빨리 치워 진짜 깨끗해지고 작업하시는 분들이 열심히들 일하셔서 골목이 훨씬 넓어진 느낌”이라며 “주민들 모두 청소에 투자한 걸 구청이 제일 잘한 일로 꼽는다"고 평했다.

구는 충실히 역할을 수행한 미화원에 대한 사기 진작과 재충전의 기회도 제공을 위해 2019년 3차례에 걸쳐 135명이 전남 고흥에서의 워크숍도 진행했다.

청소정책 간담회에서 오승록 구청장은 또 하나의 약속을 했다. ‘환경미화원’ 명칭을 바꾸는 일이다. 환경미화원이라는 명칭은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정부가 처음 쓰기 시작했다. 2016년 서울시가 노조와 단체협약을 통해 환경미화원의 대외 직명을 '환경공무관'으로 바꾸기로 했으나 이후 자치법규를 개정한 자치구가 없어 그동안 '환경미화원'과 '환경공무관'이라는 명칭이 혼재돼 사용하고 있다. 구는 빠른 시일 내 조례 개정을 통해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오늘 받은 감사패를 집무실 가장 좋은 자리에 두고 여러분들의 노고를 생각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동자가 존중받고 노동사회 존중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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