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방미 전날..송영길 "美 민주주의는 2등급" 노골적 비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미국 민주주의는 2등급”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광주 5ㆍ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광주민주포럼 기조발제에서 미국 하원이 지난달 15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연 데 대해 “상당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집권 여당 대표의 이런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송 대표가 국회 외통위원장 재직시 대표발의한 법이다. 송 대표는 “김정은ㆍ김여정 나체를 합성한 조악한 전단을 뿌려놓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닌가”라며 “휴전 협정으로 법률적으로 전쟁 상태인 나라에서 심리전의 일종이 될 수 있는, 상대 진영을 모욕하는 전단 배포 행위를 공개적으로 방지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하원이 청문회를 연 건 “상당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미국 당신들은, 선동의 문제가 있다며 현직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폐지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할 경우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일관된 판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계정을 폐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대북전단 역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게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송 대표는 이어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2020년 민주주의 지수를 인용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고, 미국과 프랑스는 ‘흠결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2등급으로 판정받았다”고 말했다. 미 하원의 대북전단 청문회에 대해서도 “미국도 관심 갖지 않는 청문회에 우리나라 보수언론만 관심을 갖는다. 해프닝으로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과거에도 미국을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한 적이 있고, 그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월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북한 개별관광 추진 구상 등에 견제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자기(미국)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했다. 당시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도 “한·미 동맹이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며 동일한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이다. 한·미 동맹에 비판 목소리 내는 것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보수언론의 편협된 시각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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