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미·러 관계 '먹구름'.."국내기업, 세컨더리 보이콧 경계해야"
"러시아 파트너 거래 시 SDN 및 SSI 대상 확인 필요"
올해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자, 푸틴 대통령은 "남을 그렇게 부르면 자신도 그렇게 불리는 법"이라고 강하게 응수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 2달 만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말의 전쟁(War of Words)'이 전개된 것이다. 이는 바이든 시기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 구도가 공공연하게 표출될 것을 암시하는 바이기도 하다.
경제계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같은 '불꽃 갈등' 양상이 향후 양국 간 경제 제재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대러 경제 제재는 본질상 '특정 개인 및 집단(기업) 대상의 금융활동을 주로 제약하는 부문별 제재(sectoral sanction)'라는 점에서 기존의 대러 경제 제재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또 제재 대상(민간)의 금융 제약에 기인하는 채권 및 주식의 기대 수익률 저하, 수익의 불확실성 증대, 부정적 자산 효과 등의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달러화 자산·부채 비중 축소, 달러화 국제거래 비중 축소, EAEU(유라시아경제연합)를 활용한 지역 경제협력 강화 등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정책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당면 현안 과제들로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사태 등의 지정학적 갈등 ▲노르드스트림-2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연방기관에 대한 사이버 해킹 ▲나발리 사건 관련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경제 제재 조치 ▲에너지(셰일가스와 천연가스) 패권 다툼 ▲북극 및 우주 개발 경쟁 등이 있다.
러시아와 미국 간 이같이 많은 부분에서 경쟁과 갈등이 심화됨과 동시에 도전과 응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시기 양국은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대내외적 상황과 제반 여건, 양측 지도부의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향후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기업,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 유의해야"
"러시아 파트너 거래 시 SDN 및 SSI 대상 확인 필요"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가 유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제3국 무역 제재를 고려해 러시아 파트너와 거래 시 반드시 특별지정 제재 대상(SDN) 및 특정분야제재(SSI)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수출대금 결제나 단기 신용거래를 수행하는 현지 은행이 제재 대상일 경우 거래 은행 교체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미국의 대러 경제제재 중 세컨더리 보이콧을 유의해야 한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3자 제재를 뜻한다. 미국 경제 제재는 통상 미국인(시민권자 포함) 또는 미국 내에서의 거래를 대상으로 하나 이를 어긴 제3국가에게도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특히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가능성을 고려해 러시아 파트너와 거래 시 반드시 SDN 및 SSI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모기업의 모기업까지도 지분참여율(50% 룰, 제재대상이 50%이상 지분 참여시 동일 적용)을 확인해야 한다. 즉 거래 상대방이 직접적인 SDN 및 SSI 대상이 아니더라도 지분챰여 리스크까지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상장기업인 경우 지배주주에 대한 공개정보를 통해 비상장기업인 경우에는 법인등기부등본이나 주주명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출대금 결제나 단기 신용거래를 수행하는 현지 은행이 제재 대상일 경우, 거래 은행 교체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출대금결제는 통상 결제통화가 달러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환거래은행(Correspondent bank)가 미국(뉴욕) 소재 은행으로 미국 재무부의 자금세탁방지법 검토는 필수 절차"라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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