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초기 민원, 은행·보험업계가 80% 차지(종합)

송승섭 2021. 5. 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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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초기민원 44건 중 보험 21건
약관 대출 등 현장·실무 의견 다수
"세부지침 충실히 마련 못해" 지적도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초기 금융당국에 접수된 민원 대부분이 보험·은행업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문의에는 금소법 주요 6대 원칙에 관한 질문은 물론 실무차원의 질의도 다수 포함됐다. 세부 가이드라인이 충실히 마련되지 않아 초기 혼란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금융회사 애로사항 신속처리시스템’에 접수된 현장의견 44건 중 81.8%가 보험(21건)과 은행(15)업계에서 나왔다. 금융투자회사에서는 3건이 접수됐고, 여신전문금융사와 대부업체에서도 각각 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1건이었다.

신속처리시스템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각 업권별 협회가 금소법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마련했다. 금소법 관련 애로사항 해소 지원을 위해 3월31일부터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약관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전업 재보험사의 금소법 적용 여부 판단, 금소법상 퇴직연금의 법적 성격과 같은 실무차원의 문의가 대다수였다. 부적합한 고객이 약관 대출을 지급 요청할 경우 지급해서는 안 되는지, 지급하지 못한다면 고객에게 약관 대출 이용 방법에 대한 안내 행위는 가능한 지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6대 원칙(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과장광고 금지)을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질의했다. 한 보험사는 텔레마케팅(TM) 설계사가 설명의무 확인을 녹취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다른 보험사는 전 고객 대상 보험계약대출제도를 안내하고 신청한 고객에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는 게 ‘적합성 원칙’의 적용대상이 되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6대원칙·실무차원 질의 줄이어…"가이드라인 세심하지 못해" 지적도

은행업계는 초기 외화 대출에 대해 청약 철회권 행사가 가능한 지, 퇴직연금 관련 금소법상 적합성 원칙 미적용이 가능한 지 등의 질문이 있었다. 상환방식이 한 종류만 있는 상품을 파는 경우 상환방식을 강요하는 법 위반행위가 아닌지 우려하는 은행도 있었다.

한 은행사는 금융당국에 적정성 원칙 대상이 아닌 고객이 특정상품의 가입의사를 밝혔는데, 향후 소비자가 손실발생 등을 이유로 적합성 원칙위반을 주장하며 위법계약해지를 요구하면 은행이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또 다른 은행은 키오스크(비대면) 거래를 통한 예금담보대출 상품은 단일상품만 제시되는데 이 경우에도 권유행위가 있다고 여겨지는지 질의했다.

금융투자사의 경우 광고 관련 질의가 많았다. 주식과 장내채권, 장내파생상품 등을 광고할 때에도 설명서와 약관을 읽으라고 기재해야 하는지, 투자성 상품 광고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과 이에 따른 손실 추정액을 어떻게 기재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증권사 신용거래의 청약철회권 행사 기산점이 약정체결 기준인지 대출금 지급 기준인지 검토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

기타 업권에서도 광고나 홍보와 관련된 질의가 많았다. 여전사에서는 금소법 시행 전 광고 심의를 완료한 상품설명의 경우 표준약관 개정 완료 이후에 심의를 진행할 수 있는지를, 대부업계에서는 홈페이지에 단순 상품을 게시하는 행위도 광고로 보아야 하는지 질의했다. 이에 따라 홈페이지 단순 상품 안내에 포함된 대출 신청메뉴를 통한 대출 취급도 권유가 없다고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금소법 시행 이후에도 이어진 현장의견은 금융당국이 법 제정 과정에서 세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험과 은행이) 그만큼 금소법에 타격과 차질이 많았던 업종"이라면서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을 세심히 마련하지 못해 혼란을 일으켰던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 달 26일 기준 현장 의견은 배 가까이 늘어 113건으로 집계됐다. 당시 당국은 51.8%가 업계에 회신 됐으며 시행 초기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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