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 9년만의 40만원 복귀였는데..중국이란 암초 만난 포스코
중국의 가격 통제 시도에 철강 시장 흔들려..장기적인 영향력은 미지수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9년 만에 40만원대에 올라섰던 포스코(POSCO)가 중국발 철강시장 변동성에 다시 30만원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성장성이 더 크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포스코는 전 거래일 대비 3.42%(1만3000원) 하락한 36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이며 10.3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역시 하락했지만 낙폭은 2.33%로 비교적 덜하다.
우수했던 1분기 실적…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120.1% 상승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우수했다. 매출은 16조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20.1% 상승한 1조5524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159.2% 오른 1조2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복귀한 것은 2019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과 지배주주순이익 모두 시장전망치(컨센서스) 대비 20.6%, 25.1% 상회했다”며 “철광석과 철강 가격의 동반 강세가 포스코의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철광석과 철강 가격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23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83.7달러(약 20만8866원)로 한 달 전 대비 15.5% 상승했다. 지난해 4월엔 100달러도 넘지 못했다. 중국 내수 열연 유통가격도 지난달 25일 톤당 5764위안(약 101만7461원)으로 한 달 전 대비 11.3% 올랐다. 이에 국내 열연 가격도 톤당 103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였다. 특히 지난 3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2.50%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10일 40만7000원에 마감하며 40만원대에 올라섰다. 포스코가 종가 기준 40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2년 3월8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철강 가격 통제 움직임에…철강 선물시장 '휘청'
하지만 포스코는 중국발 암초를 만나면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가 가파르게 오르는 철강가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 상무회의를 통해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 경제의 다른 곳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상무회의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열렸다. 중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 오르며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중국 탕산시 지방정부가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해 ‘웨탄’을 실시했다. 웨탄이란 정부기관이 감독 대상을 불러서 전달사항을 전하는 일종의 군기잡기다. 탕산시는 철강의 투기와 매점매석 등 시세 조작행위를 엄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다롄, 상하이상품거래소는 각각 철광석과 철강 선물에 대한 규제책을 발표했다. 철광석은 선물 증거금과 일일 한도 가격을 인상했고 철근과 열연에 대해선 10월물 계약의 거래수수료를 0.01% 인상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철강 선물시장이 흔들렸다.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의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233.10달러에서 14일 209.35달러로 떨어졌다. 열간압연강재와 점결탄도 각각 6%, 6.5%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가 "철강 가격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중국 선물시장 규제도 영향력 작을 수도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실적을 기반으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실적의 근간이 됐던 철강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에선 여전히 철강 가격이 더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투자전문업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관세 인하 협상을 하고 있음에도 US스틸, 클리브랜드-클리프, 다이내믹스 등 미국의 철강주는 강세를 보였다. 관세보다 철강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주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철강 가격 상승세는 중국뿐만 아니라 각국의 부족한 철강 수급이 자국 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철강 내수가격은 아시아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상승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선물시장 규제도 예상보다 영향력이 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2016년 당시엔 선물시장 규제 후 철강 유통가격이 약세로 전환된 바 있다”며 “다만 2017년엔 규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강세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가 반드시 유통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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