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아닌 가해자의 양심고백.. 뭉클했다

김철관 2021. 5. 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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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과거 <부활의 노래> , <화려한 휴가> , <택시운전사>  등 광주 5.18 민중항쟁관련 영화는 피해자 중심의 영화였다면 이번 개봉한  <아들의 이름으로> (감독 이정국)는 가해자 중심으로 촬영한 영화라는 게 특징이다.

앞선 영화에선 피해자 입장에서의 분노를, 이번 영화에선 가해자 입장에서의 성찰을 연기한 것이다.

지금까지 피해자 중심의 고통을 그린 영화와 달리 <아들의 이름으로> 는 가해자 중심의 고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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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18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김철관 기자]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 아들의 이름으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한 장면이다.
ⓒ 옛나인 필름
아카시아 꽃냄새가 물씬 풍기고, 나라 곳곳에 연초록 싱그러운 기운이 맴도는 5월, 이 때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역사가 있다. 바로 41년 전 5.18 광주 민중항쟁이다.

5.18을 이틀 앞둔 5월 16일 일요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한 극장에서 5.18민주항쟁을 그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를 관람했다. 이날은 우연케도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날이었고, 5.18민중항쟁 영화를 관람한 자체가 솔직히 가슴 속 한 곳에서는 찝찝함이 다가왔다.

민중항쟁이 일어난 후, 그로부터 4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잊히지 않는 것은 국민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사건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커녕, 가해자들이 반성도 성찰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떳떳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부활의 노래>,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 광주 5.18 민중항쟁관련 영화는 피해자 중심의 영화였다면 이번 개봉한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는 가해자 중심으로 촬영한 영화라는 게 특징이다.

또한 배우 안성기(69)가 <화려한 휴가>에 이어 두 번째 5.18영화에 출연했고, 두 편 모두에서 퇴역 장교 역할(연기)을 맡았다. <화려한 휴가>에서 그는 시민군에 합세해 피해자 입장에서 직접 싸웠고,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진압군 공수부대 소대장(퇴역장교)로서 가해자 입장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성찰을 하는 연기를 펼쳤다. 앞선 영화에선 피해자 입장에서의 분노를, 이번 영화에선 가해자 입장에서의 성찰을 연기한 것이다. 

오채근(안성기)은 5.18민중항쟁 때 투입된 진압군 공수부대 소대장이었다. 그는 홀로 지하방에 살며 대리운전기사로 생존권을 유지해 간다. 아버지가 광주진압군이었단 사실을 안 아들은 아버지의 반성을 요구하다 사고를 당한다. 아버지의 고통은 심해지고,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업보라고 자책한다. 이후 그는 당시 함께 했던 부대원들을 찾아 나서고 계획한 일들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피해자 중심의 고통을 그린 영화와 달리 <아들의 이름으로>는 가해자 중심의 고통을 그렸다. 이 영화는 가해자의 양심고백을 통해, 당시 수많은 진압군으로 참여했던 또 다른 양심고백자들을 찾고 있는 듯했다. 나는 80년 5월 광주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전남 순천에서 고등학교(3년)를 다녔다. 당시 가까운 광주 친구들과 지인들을 통해 들었던 광주민중항쟁의 얘기(진실)들이 아직도 가슴속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봉한 <아들의 이름으로>는 2020년 5·18 40주년에 맞춰 광주광역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다.

오늘(18일)은 5.18민중항쟁의 41주기이다. 가해자들의 진정 어린 사과와 양심고백을 소원해본다. 아울러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5.18 민중항쟁의 진실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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