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국 자동차 공장이 멈췄다

현대차·기아 일부 공장,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중단
르노삼성,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 30% 감소
한국GM, 노조 창립기념일 휴무

경기도 광명시 기아 소하리 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완성차 업계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18일은 현대차와 기아의 가동중단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GM 노조 창립기념일까지 겹쳐 전국 자동차 공장 곳곳이 가동을 멈춘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앞서 투싼과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은 전날부터 이틀간 가동을 멈췄다.

기아 역시 전날부터 이날까지 스토닉과 수출용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가동중단 원인은 에어백 관련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선택사양인 파킹 어시스트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겨주는 방식으로, 기아 K8·카니발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장착이 어려운 일부 트림별 기본사양을 빼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 옵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안전과 직결된 에어백을 제외할 수는 없는 관계로 해당 부품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생산을 멈춘 것이다.

한국GM 부천과 창원공장도 이날 전면 가동을 멈췄다.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인 관계로 이날부터 19일(석가탄신일)까지 연휴가 됐다.

한국GM은 굳이 연휴가 아니더라도 공장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 2월 중순 이후 부평 2공장이 50% 미만의 가동률을 보여왔고, 이달부터는 창원공장 가동률도 급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가동률이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다.

특히, 창원공장은 경상용차 라보와 다마스 생산을 중단하며 물량 자체가 없는데다, CUV 생산을 위한 설비 전환 작업으로 당분간 가동률을 높이기 힘든 상황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는 충분히 확보했지만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지난 4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음에도 조합원 70% 가량이 출근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평시 하루 생산물량은 430대 수준이지만 노조 파업 이후 300대 수준으로 30%가량 줄었다. 사무직과 기술직까지 생산라인에 투입해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쌍용자동차는 그나마 평택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 등 신차 출시와 함께 대기 수요가 밀려있는 만큼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도 임금 50% 체불까지 감수해 가며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차질 없이 조업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 언제든 협력사들의 부품공급 중단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수요가 회복되며 한참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전국 곳곳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춘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반도체 수급난은 점차 개선되겠지만 노조 리스크는 곧 임단협 시즌에 돌입하며 더 심화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