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 상장사]디지탈옵틱, 3년간 7200억 보장?..1분기도 '적자' 행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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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디지탈옵틱이 지난 1월 최대주주인 노블바이오와 총판권을 계약하면서 3년간 7200억원 규모의 매출과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장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올 1분기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기 회사인 노블바이오는 지난 1월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디지탈옵틱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1월27일 디지탈옵틱은 3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노블바이오의 총판권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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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지탈옵틱이 지난 1월 최대주주인 노블바이오와 총판권을 계약하면서 3년간 7200억원 규모의 매출과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장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올 1분기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당시 디지탈옵틱은 총판권을 380억원에 사들였고 이를 상각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도 분기마다 32억원이상의 이익을 내지 못하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분기 기준 23%도 못 채운 매출 목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디지탈옵틱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억원 대비 130% 증가했다. 반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4억원, 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31%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이 증가한 이유는 유통사업 부문의 상품 매출이 올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디지탈옵틱의 주 사업은 원래 휴대폰용 카메라 렌즈 제조다. 상품 매출은 디지탈옵틱이 직접 제조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물건을 매입한 후 판매만 하는 사업이다. 높은 마진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올 1분기 디지탈옵틱의 상품 매출은 138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69%가 유통사업 상품 매출에서 나온 것이다. 이 부분을 제외한 디지탈옵틱의 제품 매출은 지난해 71억원에서 62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디지탈옵틱의 상품 매출은 대부분 최대주주인 노블바이오로부터 나왔다. 의료기기 회사인 노블바이오는 지난 1월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디지탈옵틱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노블바이오는 디지탈옵틱에 총판권을 부여했다.
노블바이오는 코로나19 검체채취용 스왑(면봉)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총판계약에 따라 검체채취용 스왑과 수송배지 등을 디지탈옵틱을 통해 유통한 것이다. 1분기 동안 디지탈옵틱은 노블바이오로부터 120억원어치의 물건을 매입했다.
이는 총판 계약 당시 노블바이오와 디지탈옵틱이 선언했던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1월27일 양사는 총판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노블바이오가 3년간 최소 매출 7200억원, 영업이익 720억원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디지탈옵틱의 주가는 이날 장 중 1만5000원(수정주가)대를 넘나들며 2년3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디지탈옵틱의 상품 매출 138억원은 목표치의 23%밖에 안 되는 규모다. 회사 측이 발표한대로 7200억원의 매출액을 3년간 보장하려면 산술 계산으로 분기당 적어도 6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게다가 상품 매출에는 노블바이오 뿐 아니라 다른 물건도 섞여있기 때문에 목표 달성률은 더욱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총판권 상각 비용만 매 분기 31억원 발생
애초에 보장받았다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디지탈옵틱의 영업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노블바이오로부터 사들인 총판권이 매 분기마다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27일 디지탈옵틱은 3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노블바이오의 총판권을 사들였다. 이 총판권은 디지탈옵틱의 무형자산으로 고스란히 잡혔다.
디지탈옵틱은 이 무형자산을 매달 10억5555만원(380억원/36개월)씩 상각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31억6666만원을 상각했다. 총판권 상각비용을 메꾸려면 매 분기마다 31억6666만원이상의 이익이 노블바이오 제품 유통에서 발생해야 하는 셈이다.
무형자산 상각비는 판관비로 잡혀 영업이익에 영향을 준다. 디지탈옵틱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판관비는 전년 동기 29억원 대비 103.5% 증가한 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영향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회사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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