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부겸 신임 총리에 "부동산 기본 원칙 조속 결정을"

첫 주례 회동.. 김 "현장에 주안점"
가상화폐 투자 보호책도 마련키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첫 주례회동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에게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기본적인 원칙은 조속히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준 상향과 대출규제 완화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투기 금지, 실수요자 보호, 주택공급 확대 등의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숙고해 결정해야 하지만 현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주택담보대출(LTV) 기준 90% 완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규제에 방점을 뒀던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과는 다른 기조인 만큼 문 대통령이 당정 간 논의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막아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김 총리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안점을 현장 중심에 두고,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문제 해결, 경제 회복과 도약 등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오는 22일 국무위원 워크숍을 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1년 동안 국정과제를 이끌 장관들이 함께 의지를 다지고 마음을 모으는 워크숍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최근 ‘평택항 참사’로 사망한 이선호(23)씨를 의식한 듯 “안타까운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산업재해와 아동학대와 관련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실행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다.

김 총리는 주례회동 후 국회를 찾아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송 대표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 김 총리에게 “큰 틀에서 정책적 기조는 유지해야겠지만 실수요자가 겪는 어려움 해소에도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법 입법 협력을 당부했다.

이날 김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종부세에 대해 “(시장에) 그릇된 신호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나중에 집을 팔 때 세금을 내게 하는 ‘과세 이연제도’ 같은 부분들을 세트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의 경우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보호책 등을 마련하는 주무부처를 정하고 이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손실보상에 대해선 “소급이나 대상 업종 등을 정하는 데 있어 국민정서를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제한 업종이 아닌 관광업 등에 대한 보상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박세환 정현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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