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與지지자가 비하 대상" 20대 돌직구에 송영길 굳었다
“요즘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더 비하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성년의 날’을 기념해 20대를 국회로 초청한 간담회 자리에서 대학생 김한미루씨가 던진 돌직구다. 김씨는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자유한국당 지지자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엔 반대”라며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비리가 생기면 네편 내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민주당도 안 그런 모습을 볼 때 청년들이 떠난 것 같다”며 “요즘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살의 당돌한 쓴소리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진땀을 뺄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의 상징색과 성년의 날의 상징물을 합친 ‘파란 장미’를 들고 화기애애 하게 기념 사진을 찍었을 때와는 표정이 달라졌다. 송 대표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다”며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91년생 딸과 95년생 아들이 있는데 저와 그들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며 “공정과 정의를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그에 대한 청년의 기준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엄정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대선 주자들의 지원금 공약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 1000만원, 다른 분은 군 제대하면 3000만원을 준다고 한다”며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런 돈 준다는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4일 “대학을 안 가면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주자”고 제안했고, 같은 날 이낙연 의원은 “군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을 주자”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비공개 간담회에선 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고 말했다. 백브리핑에서 전 의원은 “가장 와닿고 가슴 아픈 말은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며 “이게 민주당이 가야 할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이 돌아선 것으로 드러난 20대 남성들은 이날 “정책적으로 역차별을 당한다”는 불만도 제기했다고 전 의원은 전했다. 이에 송 대표는 군대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모병제 도입 문제를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거 문제에 대해선 “송 대표가 전당대회 때 공약으로 내세운, 청년과 신혼부부 등은 집값의 1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는 ‘누구나집’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전 의원은 “송 대표가 이 정책을 나중에 발표해서 이어가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8명의 청년이 참석했다. 전 의원은 “이 중 당원과 비당원이 모두 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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