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에 사재기까지..방역모범국 대만·베트남의 추락

김민욱 2021. 5. 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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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식료품점 진열대가 사재기로 텅 비어 있다. EPA


아시아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대만과 베트남의 방역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200명 안팎 쏟아진다. 반면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모범 국가'로 남아 있다. 싱가포르의 백신 접종률은 대만·베트남보다 훨씬 높다. 백신 없이 코로나19를 잡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최다 신규환자 나와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대만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6일 기준 207명이다. 누적 환자는 1682명이 됐다. 16일 신규 환자는 역대 최고이다. 대만은 이달 초까지 신규 환자가 10명 내외였다. 하지만 12일 20명을 넘더니 15일에는 185명이 나왔다. 방역 모범국 대만인들의 충격은 컸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으로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최근의 신규 환자 증가는 낮은 백신 접종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의 인구대비 접종률은 0.78%(5월 14일 기준·아워월드인데이터) 수준이다. 더욱이 대만은 코로나19를 한번 앓은 자연 면역 인구도 극히 적다. 때문에 봉쇄 조처를 풀면 언제든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환경이다. 대만은 다시 인구가 밀집한 수도 타이베이 등 도시의 코로나19 경계 수준을 높였다. 실내 5인 이상, 실외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했다. 또 영화관 등 일부다중시설도 2주간 영업을 중단시켰다.

대만 타이페이 시내를 소독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 재유행하나
베트남도 사정이 비슷하다. 16일 기준 신규 환자는 190명으로 집계됐다. 누적환자는 4170명이 됐다. 베트남은 올 1~2월 대유행 위기를 겪었다. 이후 방역상황을 상당히 안정시켰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해 첫 사망자도 나왔다. 최근 베트남 북부 바짱주의 꽝차우 산업단지에서 집단감염이 터졌다. 이후 환자가 늘고 있다. 이번 확산세가 집단감염 여파에 따른 순간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이미 지역사회에 퍼진 바이러스의 영향인지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베트남의 백신 접종률은 0.9%(5월 11일) 정도다. 대만처럼 자연면역률도 낮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없이 바이러스로부터 지역 사회를 안전한 환경으로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중인 베트남에서 소독차량을 이용해 방역하고 있는 모습. EPA


싱가포르도 거리두기 강화
반면 싱가포르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50명 밑으로 신규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접종률은 32.5%(5월 13일 기준)다. 대만·베트남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거리두기 강도를 올렸다. 언제든지 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앞으로 한 달간 2인을 초과한 사적 모임을 할 수 없다. 식당에서는 포장만 허용한다고 한다. 민간기업도 재택근무가 기본이다. 최근 3주간 대만을 다녀온 단기 체류자의 입국도 금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7일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각국의 방역상황을 면밀히 봐야 하겠지만 강력했던 봉쇄조치를 완화한 데다 해외유입 환자를 아예 막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국·영국도 접종률 30%대 때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환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반장은 “한국은 6월 말까지 인구의 25% 정도가 백신을 맞게 된다”며 “외국의 경험을 비춰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7월부터) 거리두기를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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