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이징서만 1112명 문책..중국식 방역 비급은 징계
시진핑 "능력 없으면 즉시 문책" 지침
16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시와 안후이(安徽)성 류안(六安)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다수의 방역 책임자들을 문책했다. 17일 중앙기율위 발표에 따르면 현지 방역지휘본부는 잉커우시 바이위취안(鱍魚園)구 당 부서기와 구청장을 경고 조치하고 과실 책임을 물어 면직했다. 상급 기관인 잉커우시 부시장과 위생건강위 주임은 경고 조치했다. 랴오닝성의 방역책임자 역시 경고를 받았다.
안후이성도 마찬가지다 조사 결과 최초 진단 책임제를 위반한 혐의로 류안시 스리(世立)병원을 영업정지 시키고, 시 관할 위안(裕安)구 방역 담당 주요 책임자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류안시 방역지휘본부는 위안구 당 위원회와 정부를 향해 책임 소재를 자세히 조사해 상급 기관에 보고할 것을 명령했다.
“확진자 있는 곳에 문책 있다”는 말이 시중에 나돌 정도로 책임자 처벌은 중국식 방역의 최대 무기이다. 지난해 우한(武漢)에서의 초기 대응 실패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중국 중앙정부는 2019년 12월 30일 첫 환자 발생 보고 46일이 지난 2020년 2월 13일에야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 당서기와 마궈창(馬國强) 우한시 당서기를 각각 해직 조치했다.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과 왕중린(王忠林) 지난시 서기를 ‘소방대장’으로 현장에 투입해 후베이와 우한 보위전의 진두지휘를 맡겼다.
19기 중앙위원인 장차오량의 해직은 2020년 2월 3일 개최된 정치국 상무 위원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경고 이후 내려진 조치였다. 시 주석은 당시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간부, 업무에 전력을 다하지 않거나 깊게 하지 않는 간부, 일할 줄도 모르고 능력도 없는 간부는 즉시 문책하고, 문제가 엄중하면 면직한다”고 경고했다.
우한 봉쇄가 지난해 4월 8일 해제된 이후 현지 감염자가 발생하면 예외 없이 책임자 문책이 뒤따랐다. 문책의 속도도 빨라졌고 폭도 넓어졌다. 지난해 9월 24일 중앙기율위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베이징에서 방역 부실로 문책당한 당 간부 및 공직자는 1112명, 후난·광둥·저장 등 확진자가 발생했던 곳에 방역 부실로 조사에 착수한 건수만 9600건이 넘는다고 집계했다.
올해 초 허베이(河北) 스자좡(石家莊)시의 경우에는 1월 3일 확진자가 발생한 후 사흘 만에 시 기율위는 부구청장 등 간부 3명이 문책당했다. 4월 윈난(雲南) 루이리(瑞麗)에서 미얀마인의 국경 무단 월경으로 확진자가 발생하자 기율위 주도의 연합 조사팀 25개 변경 지역에 파견돼 다섯 종류의 방역 부실을 적발해 관계자를 모두 문책했다.
17일 상하이 당 기관지 동방망은 “엄한 관리 역시 두터운 사랑”이라는 제목의 평론을 내고 당국의 문책을 지지했다. 평론은 “전염병은 호랑이보다 무섭다. 방역에는 조그마한 무책임이나 태만조차 있어선 안 된다”며 “책임자 문책은 업무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교육하고 남에게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가혹한 문책은 과잉 방역을 부르기도 한다. 지난 1일 스자좡시의 허베이 지질대학 학교 당국은 방역을 이유로 노동절 연휴 기간 기숙사 학생의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1월 이래 사실상 감금생활을 하던 학생들이 교문 차단막을 뚫고 집단 탈출하는 영상이 SNS에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책임자 처벌이 부른 중국식 방역의 일단면”이라며 자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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