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다시 이륙, "이춘연 혜안 덕분"
[성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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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안성기 집행위원장, 손숙 이사장, 판도라티비 김경익 대표, 무비블록 강연경 대표 |
ⓒ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제공 |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인한 후원 중단으로 개최가 취소됐던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아래 아시프, 집행위원장 안성기)가 극적으로 다시 이륙한다. ㈜판도라티비(대표 김경익)와 무비블록(대표 강연경)이 새로운 후원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측은 17일 영화제 재개 소식을 알리면서 "판도라티비와 무비블록이 영화제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판도라티비와 무비블록 측은 "아시프는 긴 시간 동안 문화를 선도하는 아이콘으로써 창작자의 등용문이자 단편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축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콘텐츠를 주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영화제 지원 취지를 밝혔다.
판도라티비에서 운영하는 무비블록은 블록체인 기반의 영화 및 콘텐츠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영화제에서 한정적으로 소비되던 단편영화 및 독립영화를 온라인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상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창작자에게 새로운 유통망 및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무비블록은 창업 초기 콘텐츠를 공급 받기 위해 국내 독립영화제 등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독립영화제도 개최했고, 해외 독립영화도 소개하면서 아카데미와 칸영화제 등 유명 영화제 수상작을 보유한 배급사를 소개 받아 50여편의 다양성 영화를 공급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벨기에 소재의 독립영화 배급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무비블록에선 창작자들이 무료로 영화를 올릴 수 있는 데다 수익까지 낼 수 있다 보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경쟁력이 높게 평가돼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매해 수천 편의 단편영화가 출품작 공모에 몰릴 만큼 국제적으로 위상이 커진 아시아나단편영화제를 통해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후원자로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손숙 아시프 이사장은 "최근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데, 그 시작점에는 단편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준 판도라티비와 무비블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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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1일 타계한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이 15일 영화인장으로 엄수됐다. |
ⓒ 성하훈 |
한편 영화제 후원자가 바뀌면서 이름 또한 변경하게 됐다. 영화제 측은 "6월 중 새로운 이름과 개최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다"라며 "국제경쟁부문 출품작 접수를 시작으로 영화제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고, 국내경쟁 출품작은 6월 15일부터 접수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지난 11일 영화제 이사들과 판도라TV 및 무비블록이 함께한 자리에서 협약서 체결 등을 진행하면서 다음날인 12일 이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사 중 한 명이었던 이춘연 씨네2000대표가 당일 저녁 심장마비로 타계하면서 발표가 한 주 미뤄졌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후원이 중단된 이후 4월 말로 사무국을 정리하고 법인 해산 총회를 끝으로 정리하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이춘연 대표가 사무국은 정리하더라도 서류상으로 법인은 1년 정도만 더 유지하자고 제안해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후원자가 등장하면서 법인을 유지해 놓은 것이 묘수가 된 것으로, 이춘연 대표의 혜안이었다"며 "그래서 이날 상당히 기분이 좋았는데, 몸이 안 좋다고 먼저 일어나면서 전체 사진을 남기지 못했고, 갑자기 떠나간 것이 너무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이춘연 이사의 별세에 거듭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을 표하면서 창립 발기인이기도 한 이 이사가 영화제 개최 중단 이후에도 누구보다 앞서서 법인 유지 및 영화제의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힘을 실었다고 추모했다.
아울러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항상 함께 하며 헌신한 이춘연 이사의 열정과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무거운 마음이지만 차근차근 영화제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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