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마저 덮친 코로나..세계 2위 생산국 인도 '불길한 조짐'

서유진 2021. 5.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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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조건이 악화해 어려움에 부닥친 인도의 차(茶) 농장이 코로나 19까지 확산하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아쌈 지역에서 찻잎을 들어보이는 노동자 [AP=연합뉴스]

현지 차 협회에 따르면 인도 최고의 차 생산지인 아쌈에 있는 90여 개의 차 농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퍼지며 격리구역으로 선포됐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차 생산국이며 수출시장에서 케냐·스리랑카 등과 경쟁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 차 농장에서 코로나 통제가 안 된다면 수확기를 놓치고 찻잎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인도 아쌈지역의 찻잎을 따는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차 농장을 가로질러 투표를 하러 가는 모습 [AP=연합뉴스]

인도 차 협회 회장인 프라바트 베즈보루아는 "지난해엔 차 농장들이 코로나 영향에도 기적적으로 무사했지만 이번에는 조짐이 불길하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차 재배지에서까지 코로나가 발병하고 있다는 것은 인도에서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코로나 19는 인도의 주요 도시에서 인명 피해를 주고 경제 활동에 타격을 준 뒤 현재는 외딴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아쌈 지역의 차 농가 노동자들이 지난 3월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AP=연합뉴스]

아쌈과 이웃한 웨스트벵갈은 유명한 홍차인 '다질링'의 생산 중심지다. 아쌈과 웨스트벵갈 모두 최근에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코로나가 퍼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 전부터 차 재배 농장이 급증하면서 노동자들의 근로·주거 조건이 열악해진 것도 코로나 확산을 부추겼다.

아쌈 지역 관계자는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차를 따는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일하거나 이동하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지 노동단체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숙소 역시 인구밀도가 높아 감염에 취약하다.

여기에 기상 악화까지 겹쳐 찻잎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다.

아쌈과 인도 북동부의 극심한 가뭄으로 찻잎이 시드는 등 재배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 때문에 찻잎 생산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스리랑카 등과 비교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게 파이낸셜 타임스의 분석이다. 지난 4월 수출의 중심지인 인도 콜카타에서 차(茶) 경매 가격은 3월보다 40% 이상 뛰었다.

인도 차 협회 회장인 비베크 고엔카는 "보건 당국이 농장 노동자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예방접종 캠프를 설치하고 있으나 백신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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