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뒤바뀐 亞·유럽 '코로나 풍경'

조현의 2021. 5. 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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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1년여 만에 방역 모범국과 실패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방역 모범국이라고 일컬었던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발 빠른 방역으로 코로나19 초기 확산을 상대적으로 잘 막았지만 백신 부족과 느슨한 방역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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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빠른 접종에 확진자 급감..관광 빗장 해제
대만 등 '방역 모범국' 더딘 접종에 지역감염 ↑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코로나19 발생 1년여 만에 방역 모범국과 실패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태 초기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유럽은 최근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경제가 회복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방역 모범국이라고 일컬었던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16일(현지시간)부터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음성 확인증을 발급받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영국, 이스라엘에서 오는 관광객에게 5일간의 격리 의무를 해제한다. 포르투갈도 17일부터 EU 회원국,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등의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음성을 전제로 국경 문을 연다.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국외 관광객에게 문을 여는 배경에는 빨라지는 백신 접종 속도가 있다. EU는 올해 초만 해도 아스트라제네카(AZ)의 공급 지연 통보에 수출 금지 카드까지 내세웠지만 이달 초 화이자와 18억회분 규모의 대규모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공급망 확대로 수급에 숨통이 트인 데다 ‘백신을 맞아야 여름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요 외신과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유럽에선 지난 15일 기준 성인 31.1%가 1차 접종을 마쳤다. 한 달 전 17.48%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확진자도 감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유럽의 5월 둘째 주 신규 확진자는 59만여명으로, 한 달 전인 4월 둘째 주(166만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발 빠른 방역으로 코로나19 초기 확산을 상대적으로 잘 막았지만 백신 부족과 느슨한 방역이 원인으로 꼽힌다.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등장하는 가운데 접종률이 낮아지고 방역 대책이 촘촘하지 못하면 그간 각종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지역 감염자가 사실상 0명이었던 대만은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을 웃돌고 있다. 16일 보고된 신규 확진자 207명 중 1명을 빼고 모두 지역에서 감염된 사례다. 싱가포르 역시 같은 날 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38명은 지역감염자다. 지난해 10~12월 지역 감염자가 0명이었지만 최근 들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3월 초만 해도 한 자릿수를 기록했던 베트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6일 신규 확진자 수는 276명으로, 한 달 전(21명)의 13배다. 베트남의 신규 확진 규모는 지난달 30일 49명에서 5월 10일 167명 등 연일 불어나고 있다.

한때 ‘방역 모범국 트리오’로 꼽혔던 이들 국가가 뒤늦게 확산세를 겪고 있는 것은 백신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만과 베트남의 1차 접종률은 1% 미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역 사회에 대한 백신 접종 없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1차 접종률이 33%에 달하는 싱가포르에 대해선 "국민들이 콘서트에 참석하고 크루즈 여행을 가는 등 방역 경각심이 풀어진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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