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저임금 위원만 흔드는 노사

문채석 2021. 5.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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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도 안 됐는데, 내년도 최저임금 설정을 둘러싼 대립은 벌써부터 극에 달한 느낌입니다. 특정 단체가 일방적으로 의견을 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 수 년 간 참여한 이력이 있는 위원은 최근 노조와 사측 단체 간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2차 전원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용자와 노동자 단체가 보여준 움직임은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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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도 안 됐는데, 내년도 최저임금 설정을 둘러싼 대립은 벌써부터 극에 달한 느낌입니다. 특정 단체가 일방적으로 의견을 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 수 년 간 참여한 이력이 있는 위원은 최근 노조와 사측 단체 간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2차 전원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용자와 노동자 단체가 보여준 움직임은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날인 16일 자영업자를 상대로 최저임금 인상시 폐업 고려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금도 한계상황'이란 답변이 32.2%로 최대라고 밝혔다. 그러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자 피해 간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는 이제 두 번째 회의를 예정하고 있지만 노사는 자극적인 보도자료로 위원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다. 노조는 공익위원 대부분이 유임되자 문자폭탄을 보내기도 했다.

노사는 서로의 주장에 대해 "국민 전체가 아니라 각자가 속한 단체에서만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합리적인 대안보다는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반복될 경우 내년 최저임금을 정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정하더라도 남는 건 불신뿐일 게 뻔하다. 1차 전원회의가 열린 지난달 말 이후 노사는 '현 최저임금 수준→공익위원 유임 규모→자영업자 피해에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순으로 논쟁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최저임금위 활동은 코로나19 종식뿐 아니라 내년 대통령선거 등 변수가 많아 더욱 민감하다.

최저임금을 정할 때 고려할 점은 하나다. 노동자가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보호하고 그 과정에서 사업주의 역할을 어떻게 정할지다. 최임위 논의를 차분히 지켜보는 건 어려운 걸까.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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