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실패' 스가 지지율 최저..日 83% "올림픽 취소·연기"
느린 백신접종에 불만..정부 책임 66%
두달 후 올림픽 반대 여론 80% 넘어서
연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내각 지지율이 바닥없이 추락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안전·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되뇌고 있지만, 국민의 83%는 두 달 후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 신문이 17일 발표한 5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7%포인트 급락한 33%를 기록했다. 스가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9월 같은 기관 조사 지지율(65%)에서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지난 조사보다 8%포인트 급등해 47%가 됐다. '지지하지 않음'이 '지지함'을 14%포인트나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가 47.3%로, '지지한다' 41.1%를 크게 앞섰다.
아사히 신문은 이같은 지지율 추락에는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의 백신 접종 회수는 13일 기준 559만명 정도로, 1회 접종인구가 3%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초기에는 백신 수급이 문제가 됐지만, 현재는 백신을 쌓아놓고도 맞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날로그 중심의 느린 행정, 융통성 없는 현장 대응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5월부터 '하루 100만명 접종'을 내세우며 3600만명에 이르는 65세 고령자 접종을 본격 시작했지만 아직 하루 접종자 수는 20만명대에 그치고 있다.
일본이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정부 책임이 크다'는 응답자가 66%에 달했다. 스가 총리의 코로나19 대처를 놓고는 다수인 61%가 '신뢰할 수 없다'고 했고,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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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선거 앞두고 자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
코로나19 대응이 어느 하나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안전·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만 되풀이하는 데 대한 반감도 거세다. 아사히 조사에서 올 7~9월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선 43%가 '취소해야 한다', 40%가 '재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뿐이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59.7%가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무관중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답변은 25.2%였다.
주목할만한 것은 집권당 자민당 지지율 하락이다. 아사히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해 30%까지 내려갔다. 스가 정권 출범 후 최저치다. 올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선거를 '지금 치를 경우'의 지지 정당으로 자민당을 꼽은 응답자 비율도 지난달 40%에서 한 달 만에 35%로 떨어졌다.
일본에서는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 합계가 50% 이하로 내려갈 경우를 정권 교체의 위험 수위로 판단한다. 합계 61%인 현 상황에서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경우, 자민당 내에서 중의원 선거 전 총재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
한편 16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261명으로, 주말 검사 수 감소 영향으로 5천명대로 줄었다. 사망자는 이날 47명 늘어 누적 1만1537명이다. 일본에서는 현재 도쿄(東京)도와 오사카(大阪)부를 포함해 9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가 발령돼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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